국제유도연맹(IJF) 회장 3선에 성공,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직을 계속 수행하게 된 박용성(朴容晟.65) 회장은 국내.외 체육계는 물론이고 경제계의 `마당발'로 통한다.
그가 맡고 있는 공식 직함은 IOC 위원과 IJF 회장, 국제상업회의소(ICC)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두산그룹 회장 등 60여개에 이르는 것을 봐도 활동폭이 얼마나 넓은 지 알 수 있다.
지난 2000년 5월 대한상공회의소 수장을 맡으면서 재계의 대변인 역할을 하며정부와 노조의 행태에 직격탄을 날려 재계의 `미스터 쓴소리' 별명까지 얻었던 박회장의 행보는 국제 스포츠계, 특히 유도 부문에서 돋보였다.
프로야구 두산 구단주를 거쳐 제15회 대한유도회 회장(86∼95년)으로 유도와 인연을 맺은 박 회장은 지난 95년 9월 일본의 지바현에서 열린 IJF 총회에서 유도 종주국을 자처하는 일본의 가노 유키미쓰 아시아연맹 회장 등을 따돌리고 180여개국을거느린 IJF 회장으로 당선되는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그는 당선 후에도 침체된 유도 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컬러 유도복을 처음으로도입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유도를 국제적인 스포츠로 끌어올리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1년 재선에 성공했고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기간에는 국제연맹 회장 자격으로 당당히 IOC에 입성,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드높였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낙후된 아프리카 등 3세계에 유도복과 매트를 지원하는 등 후원 사업에 발 벗고 나섰고 공정한 심판 판정을 위한 연장전 `골든 스코어제'도입 등 유도 혁신에도 앞장섰다.
그는 두산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의 난' 때문에 곤욕을 치르며 유럽세를등에 업은 비저 마리우스(루마니아) 유럽연맹 회장의 강력한 견제를 받았지만 난관을 헤치고 결국 국제 유도계의 수장으로 오는 2009년까지 4년 더 IJF를 이끄는 중책을 맡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현재 검찰에서 두산비리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고, 이번 회장 선거 과정에서 "재선이 돼도 중도에 그만두게 될 것"이라는 흑색선전도 상당부분 먹혀들었던점을 볼 때 앞으로 검찰 수사의 관문을 무사히 뚫고 나가느냐가 회장직 수행의 최대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