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이 영화인 명계남씨와 다시 손을 잡는다. 이번 개각에서 경질이 유력시 되는 이창동 장관은 명계남씨가 운영하는 영화제작사 이스트필름에서 감독으로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창동 장관의 친동생인 나우필름의 이준동(47)씨는 “영화인으로 다시 돌아오는 형이 나우필름 보다는 오랜 친분관계인 명씨가 대표로 있는 이스트필름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과 명씨는 지난 92년 박광수 감독의 ‘그 섬에 가고 싶다’에서 함께 제작에 참여했으며, 최근 개봉한 영화 ‘인어공주(나우필름 제작)’를 연출한 박흥식 감독 역시 ‘그 섬…’의 연출부 출신이다.
영화계에서는 이미 이 장관의 업계복귀에 대해 명분상의 ‘자리’를 만들어 놓은 상태다. 지난 22일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결의 대회’에서 영화인들은 “영화인 이창동과 문화부장관으로서의 이창동은 따로 구분해서 봐야 한다”며 이 장관에게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 선회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영화인들의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 일부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당초 소신을 바꿔 스크린쿼터 축소로 방향을 바꾼 이 장관도 문제지만 이를 묵과하겠다는 영화인들도 문제”라며 “구차한 ‘분리론’까지 내세우며 영화인 출신 장관의 입장 번복을 수용하면서 스크린쿼터 사수를 외치는 것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네티즌들의 동향은 최근 영화티켓예매사이트 맥스무비가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의견이 1년 전 보다 13.7% 떨어진 57.1%로 나타난 데서도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오는 2~5일 열릴 정례 한미경제협의회의에서 현행 40%인 한국 영화의 스크린쿼터(의무상영일수)를 연간 20%까지 감축하는 문제를 본격논의 할 것으로 보여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