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도 허리띠 졸라매기 나섰다

우리금융 비상경영 선포
투자 억제·비용절감 운동

올해 상반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금융권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승승장구하던 금융권에 불황의 그림자가 엄습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수익성 증대를 위한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고강도 긴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슬림(Slim) 경영'을 실시한다고 20일 밝혔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이달 초 전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그룹 경영협의회에서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비상경영체제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지주회사 차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최대한 억제하는 반면 유동성 확보 방안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일정 금액 이상의 투자계획은 수익 분석을 철저히 하는 등 그룹 전계열사가 '슬림 경영'을 통해 비용절감 운동을 대대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우리금융그룹이 이처럼 고강도 긴축경영을 실시하게 된 배경에는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국내 금융그룹의 2ㆍ4분기 실적 전망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임직원이 급여의 20%를 반납하는 등 고강도 긴축경영을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한 바 있다.

또 그룹 차원의 비용절감 운동인 '원두(OneDo) 혁신' 캠페인을 2008년부터 추진해오며 약 5,000억원의 재무성과를 창출했다는 것이 우리금융 측 설명이다.

이 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금융권 최초로 비상상황실을 가동하는 등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며 "현재의 위기 상황 극복뿐 아니라 금융권의 저성장ㆍ저수익 구조 고착에 대비하기 위해 앞으로도 혁신노력을 통한 수익 증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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