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ㆍ차관 '캠프행' 또 이어지나

이치범 환경 사의, 이해찬 진영 합류

이치범 환경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고 친노 진영의 대표주자인 이해찬 전 총리 진영에 합류하는 것을 계기로 장ㆍ차관급 고위인사들의 선거용 차출이 또다시 이어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윤곽은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청와대와 관가의 분위기를 보면 적어도 3~4명의 장ㆍ차관급 인사들이 추가로 정치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직 장관이 범여권 대선주자의 선거전에 곧바로 뛰어드는 등 내각이 여권의 ‘선거 전위 부대’가 되는 것이 합당하느냐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치범 장관은 참여정부를 창출해낸 멤버들의 모임인 ‘청맥회 2대 회장’을 역임했으며 환경장관에 오른 것도 이 전 총리가 천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대선 과정에서 이 전 총리 진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왔고 며칠 전부터 조만간 사표를 제출할 것이란 소식이 들려왔다. ★본지 31일자 1면 참조 관심은 이제 이 장관에 이어 추가로 정치권에 들어갈 인물이 누구며 시점은 언제가 될 것인지에 모아진다. 내각에서는 이미 박홍수 전 농림부 장관 등이 정치권으로 돌아간 상황이며 정치권 출신 장관 중 현재까지 남은 사람은 이상수 노동부 장관과 이재정 통일부 장관 등 2명이다. 이중 이상수 장관은 이르면 10월, 늦어도 11월께 여의도로 복귀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정 장관은 최소한 남북정상회담 때까지는 현직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범여권 관계자는 “이들 외에도 1~2명의 장관급 인물이 선거전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며 “9월 초 민주신당의 컷오프(예비경선) 결과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즉 정치권 참여를 저울 중인 장ㆍ차관급 고위 인사들이 컷오프 결과를 지켜본 뒤 합류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장ㆍ차관급 인사들 외에 청와대 내부에서는 당장 다음주에 일부 인물들이 범여권의 대선 캠프에 합류할 계획이며 대선은 아니더라도 내년 총선에 일부 수석을 포함한 상당수 인물들이 나설 예정이다. 윤승용 홍보수석과 박남춘 인사수석 등은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상황이다. 하지만 임기를 불과 반년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장관급인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위원장들과 고위 관료들이 교체되는 것에 대한 비판론도 더욱 고조되고 있는 상황. 이치범 장관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규용 현 환경부 차관처럼 내부 승진으로 메우면 업무의 연속성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청와대의 입장이지만 내각과 청와대의 선거 중립 문제를 놓고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치범 장관은 이날 장관직 사퇴를 밝히는 자리에서까지 이해찬 전 총리를 ‘이 시대의 대통령감’이라며 치켜세우는가 하면 “이명박 후보의 대운하 공약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주변을 아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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