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한창인 가운데 한국은 이제 조별 예선 두 번째 경기인 아르헨티나 전을 앞두고 있다. 꼭 8년 전 열린 한ㆍ일 월드컵 당시 우리의 두 번째 상대는 미국이었다. 미국에 먼저 선취 골을 내준 뒤 역습을 시도하던 한국은 공격이 순탄치 않자 조커 안정환을 투입한다. 결과는 대성공. 안정환은 후반 33분 멋진 헤딩 골로 1대 1 무승부를 만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은 16강은 물론 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할 수 있었다. 주력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때 투입되는 조커는 펀드투자자에게도 필요하다. 특히 요즘처럼 큰 폭의 변동성을 동반한 박스권장세가 이어질 때나 갑작스런 조정장이 전개될 때 조커의 역할은 더욱 두드러진다. 펀드 투자자들이 자산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주식형펀드는 증시 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상승장에서야 두 말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하락장에 뚝뚝 떨어지는 수익률은 투자자의 가슴을 쓰리게 한다. 아울러 오랜 기간 지속되는 박스권 장세 역시 투자자들을 답답하게 만드는 건 매한가지다. 이 때 필요한 게 바로 조커, 즉 대안펀드 상품이다. 증시 상황과의 상관관계가 주식형 펀드보다 약한 대안 펀드는 금이나 원유, 부동산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증시가 하락하더라도 해당 기초자산의 가격이나 관련 기업의 주가만 오른다면 대안펀드는 거꾸로 수익을 볼 수도 있다. 이로써 전체 펀드 자산의 수익률 하락분을 대안펀드 편입을 통해 일부 만회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안펀드라고 해서 항상 안전판 역할만 할 수는 없는 일. 잘못된 시장판단이 되레 수익률을 더 나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증시 주변 상황과 경제전망을 고려해 현 시점에 가장 적합한 대안 상품을 골라내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전체 펀드 포트폴리오 내에서 대안펀드의 비중을 얼마나 가져갈 지 역시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결국 조커 투입이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지, 아니면 수비 공백만 키워 패색만 짙어지게 할지는 감독(투자자)에게 달린 셈이다. 이번 다트머니에서는 어떤 조커를 어느 시점에 투입할 지, 즉 현재 상황을 토대로 어떤 대안펀드를 얼마나 투자할 지에 대해 살펴본다.』 ● "대박 욕심보단 헤지 수단용…자산 일부만 넣으세요"
안전자산 선호 심화로 金펀드 매력 갈수록 높아
경기 안타는 명품 생산 기업 투자 펀드도 관심
"분산투자 효과 위해 주식형보다 파생형 가입을"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되 은행금리보다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찾는 상품이 바로 적립식 펀드다. 많은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 따라 증시가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 적금처럼 매달 일정 금액을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이들이 투자하는 주요 대상은 국내외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로 이 두 종류가 전체 투자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증시가 박스권에서 맴돌거나 추세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제 아무리 적립식 펀드라 하더라도 수익률 하락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전문가들은 자산의 일부를 금이나 원자재 등 개별 기초자산의 가격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대안펀드’에 투자해 볼 만 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다만 경제 여건에 따라 대안펀드가 추종하는 자산들의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고 일반인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에는 어려운 만큼 이를 주력으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대안펀드는 큰 돈을 벌기 위해 투자하기보다는 헤지(방어) 수단으로써 자산의 일부만을 배분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김혜준 대우증권 연구원도 “대안 자산의 역할은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있다”고 말했다. ◇대안펀드 고르기 : 금ㆍ원자재 펀드에 주목=각 증권사에서는 투자 유망한 대안펀드로 금펀드와 원자재펀드를 가장 많이 꼽았다. 금은 금융위기 이후 재정완화 정책이 이어진 데 따른 영향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의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되면서 금의 매력이 지속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 기준 금 선물 가격은 6월 들어 온스당 1,20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해 말 온스당 1,100달러였던 점을 고려할 때 10% 이상 뛴 셈이다.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말과 비슷한 수준임을 감안하면 올 초 금에 투자한 사람들은 주식에만 투자했을 때보다 짭짤한 수익을 챙길 수 있었다. 실제로 올 들어 9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0.82%, 해외 주식형이 -8.58%를 기록하며 손실이 난 데 비해 금펀드는 9.96%의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12개월 안에 금값이 온스당 1,39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금펀드가 당분간 투자매력이 높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도 “인플레이션이 예상되고 불안한 국내외 증시상황을 고려할 때 금에 투자할 만 하다”고 말했다. 금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금관련 상장지수펀드(ETF)나 금관련 산업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금선물을 매입하는 펀드 등을 매수하면 된다. 금값의 단기 급등으로 부담감을 느낀 투자자들이라면 원자재에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차차 해소되고 하반기 세계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경우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경기회복과 함께 신흥시장의 원유 수요가 뒷받침된다면 앞으로 유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당분간 수익률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는 원자재 펀드의 포트폴리오 편입을 추천했다. 김용희 현대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원자재의 가격 상승을 고려해 ‘JP모간천연자원증권자투자신탁A’를 추천한다”며 “상황에 맞게 에너지와 비철금속, 비금속 등에 배분해 투자하는 펀드”라고 설명했다. 경기를 타지 않는 명품 생산 기업에 투자하는 ‘럭셔리펀드’나 농산물관련 기업이나 농산물지수를 추종하는 파생상품형 펀드에 투자하는 ‘농산물펀드’등도 일정 비중을 편입할만한 대안펀드로 꼽혔다. 반면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리츠는 부동산상품이 많지 않고 투자정보 획득이 어려워 투자가 쉽지 않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또 리츠가 과거에는 대량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뒤 임대 및 배당수익으로 비교적 안정적 성과를 거뒀지만 최근에는 금융자본 조달 비중이 늘어나며 안정성이 떨어졌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와 달리 김혜준 대우증권 연구원은 “리츠는 경기에 후행하는 성격이 있기 때문에 3ㆍ4분기 이후 글로벌 경제가 회복국면을 맞으면 장기적으로 상승 가능성이 있다”며 “‘한화라살글로벌리츠부동산펀드’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할 만 하다”고 분석했다. ◇투자 형태 결정하기 :‘주식형’VS ‘파생형’=어떤 대안펀드를 가입할 지 결정했다면 그 다음은 대안펀드 가입형태를 주식형으로 가져갈 지, 파생형으로 가져갈 지 골라야 한다. 예를 들어 원자재 펀드라면 원자재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가 있고 해당 원자재 지수 등 가격 자체에 투자하는 파생형 펀드가 있다. 두 종류간의 장단점이 분명하기 때문에 투자자는 자신의 성향에 맞는 형태의 펀드를 골라야 한다. 수익률만 따진다면 금의 경우 파생형이, 원자재는 주식형이 올 들어 더 나은 성과를 거뒀다. 올들어 파생형 금펀드의 수익률은 11.90%로 주식형(8.23%)을 앞질렀다. 원자재는 반대로 주식형(-9.31%)이 파생형(-12.39%)에 비해 선방했다. 주식형 대안펀드는 관련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간단한 상품 구조를 가져 이해가 쉬운 장점이 있다. 또 해당 자산의 가격이 그대로 수익률에 반영되지 않고 관련 기업의 펀더멘털까지 감안해 수익률로 나타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변동폭이 작아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대안펀드의 목적이 분산투자인 만큼 확실한 분산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파생형이 더 적합하다는 주장도 많다. 주식형 상품의 경우 전반적인 증시의 영향도 함께 받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증시 하락에 대비하는 대안상품으로서 역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이나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할 경우 기존에 갖고 있던 국내외 주식형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기업과 겹칠 경우 중복투자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주식형ㆍ파생형 투자 방법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현대증권ㆍ신한금융투자ㆍSK증권은 주식형을, 우리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은 파생형상품을 추천했다. 전체 펀드 투자 중 대안펀드의 비율은 20% 이내가 적당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안정균 연구원은 “대안펀드의 비중은 전체의 10~20% 정도가 적당하다”며 “무엇보다 주력 펀드와 가격 변동의 상관관계가 낮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15% 내외로 편입하되 20%를 넘지는 말라고 조언했으며 우리투자증권은 12% 안팎의 비율을, 동양종금증권과 현대증권은 좀더 낮게 잡아서 10% 내외가 적당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대안펀드 투자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펀드 운용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단순히 펀드 가입 후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인 수익률 점검을 통해 운용능력이 뛰어난 관련 펀드로 옮겨가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 시장 상황을 고려한 적절한 비중조절이 뒤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현철 연구원은 “대안펀드는 단기적으로 시장 상황에 맞게 운용할 필요가 있다”며 “6개월마다 주변 환경을 확인하고 비슷한 다른 펀드들과 비교해 수익률을 따져보며 새롭게 펀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