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배심, 무사위에 사형 평결

"거짓말 때문에 3천명 가까운 희생… 사형이 합당"

미국 연방배심은 3일 9.11테러 관련 미국 내 유일한 기소자인 자카리아스 무사위(37)에 대해 사형 평결을 내렸다.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9.11테러 3주 전 체포된 무사위가 미 연방수사국(FBI)에 거짓말을 함으로써 3천명 가까운 희생자가 발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그에게 사형을 선고하는게 합당하다고 결정했다. 남성 9명, 여성 3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사흘간의 논의 끝에 이같이 결정했으며, 곧 이어 무사위에 대해 사형을 집행할지 아니면 가석방없는 종신형에 처할지에 대한 다음 재판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배심원단은 무사위가 9.11 직전인 2001년 8월 FBI의 수사과정에서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 카에다의 테러계획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고의로 숨겨 수 많은 사망자를 냈다고 지적했다.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법원에서 열린 무사위에 대한 재판에서 검찰측은 앞서 무사위가 `살해 의도를 지닌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그에 대한 사형을 구형했다. 무사위는 9.11테러 당시 감옥에 있었으나, 지난 4월 알 카에다와 항공기 납치등의 범행을 모의한데 대해 유죄를 인정했으며, 이번 재판과정에서는 자신이 항공기를 납치해 백악관을 공격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무사위는 배심원단의 평결이 낭독되는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채 조용히 기도를 했으며, 평결이 끝난뒤 배심원단을 향해 "신께서 당신들 모두에게 저주를 내리시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로코계 프랑스 국적자인 무사위에게는 이미 종신형이 내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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