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부도 징후경영자 비밀간부회의·골프회동 빈발
종업원들 잦은퇴사·불친절·무단결근
때아닌 염가판매·거래은 자주바뀔때
「이런 기업은 도산한다.」
올들어 무너지는 기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기업의 도산가능성을 진단할 수 있는 기법이 제시됐다. 양남하 금융연수원 교수는 10일 서울 호텔신라에서 경총(회장 김창성) 주최로 열린 조찬세미나에서 「기업부실화 예방을 위한 자체진단법」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도산징후를 알 수 있는 경영자 움직임 10가지 ▲종업원 행동 5가지 ▲기업부도 징후 15가지를 발표했다.
또 대우경제연구소는 부도기업의 재무구조 분석을 통해 부도발생 3년전부터 현금흐름이 나빠지며 차입금이 늘어나는 것을 공통현상으로 제시했다.
양교수가 제시한 부도징후 30가지는 다음과 같다.
◆경영자 움직임
▲비밀간부회의를 자주 열고 ▲외출이 갑자기 많아지며 ▲재산매각을 추진하며 ▲공과 사를 혼동하며 ▲생기가 없고 무엇인가를 숨기려 하며 ▲이유없이 사장을 바꾸거나 ▲전문가의 충고보다 점쟁이의 말을 더 믿으며 ▲대외활동이 화려해지고 주연 등을 자주여는 등 분수에 넘친 호화생활을 하고 ▲골프 등 단체행동이나 정치 등 경영 외의 일에 매달린다.
◆종업원의 행동
▲원인모를 동요를 하며 ▲능력있는 사원들의 퇴사가 잦아지면서 전직할 곳을 찾는 사람이 늘고 ▲회사의 수위나 안내양 등 사원의 신경이 날카로워져 불친절해지며 ▲비합리적 인사이동 등으로 회사내 기강이 문란해 지고 ▲종업원의 무단결근이나 지각, 조퇴가 늘어난다. ◆기업의 징후
▲어음결재 마감시간에 은행과 접촉이 잦아지며 ▲원재료를 소량으로 빈번하게 구매하던지 혹은 비정상적으로 한꺼번에 많이 구입을 한다. 또 ▲때 아닌 염가판매를 하며 ▲상당량의 재고품을 뚜렷한 이유없이 다른 장소로 옮기고 ▲융통어음이 나돌면 부도의 전조로 받아들여도 된다는 것. 이와함께 ▲거래은행이 많고 자주 바뀌며 ▲금융기관 원리금연체 또는 연장상태가 종전과 다르게 느껴지며 ▲주가가 하락하고 악성풍문이 되풀이 해서 나돈다. 특히 ▲평소에 못보던 다른 업자나 낯선 사람의 출입이 많아지고 사무실안의 공기가 썰렁해지며 ▲갑자기 광고를 하지 않고 ▲금융기관에 자금요청 규모가 커지며 ▲관계사 및 해외 현지법인이 파산을 한다.
양교수는 30가지 항목 가운데 ▲10∼14개가 해당하면 도산가능성이 있으며 ▲15∼19개는 도산가능성이 높고 ▲20∼24개는 위험한 상태 ▲25∼30개면 도산이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대우경제연구소는 상장기업 가운데 부도가 발생했거나 부도유예 대상으로 선정된 23개 기업의 재무특징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부도가 나기 3년전부터 현금흐름이 악화되며 차입금이 급격히 늘어나는 등 부도징후를 알리는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매출액 대비 현금흐름이 부도 3년전 마이너스 4.9%에서 2년전 마이너스 8.2%, 직전년 마이너스 7.8% 등으로 악화됐다.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기업본연의 활동인 영업으로 인한 현금이 전혀 유입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 매출액 대비 차임금은 부도 3년전부터 꾸준히 늘어 직전연도에 평균 1백21%에 달했다. 이는 부도가 발생하지 않은 상장기업들의 차입금 비율 50%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이 가운데 1년간 판매한 제품을 모두 차입금 상환에 지출해도 부족한 수준인 1백%를 초과하는 기업도 11개나 됐다. 대우는 영업부진으로 현금흐름이 나빠지는 것이 기업내의 자금사정을 악화시키는 주요요인이며 이에따른 운전자금 부족이 차입금 급증으로 이어져 결국은 부도위기를 맞게 된다고 분석했다.<채수종·임석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