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처형 1년이 지난 지금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권력이 인적개편 등을 통해 단기적으로 강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내부 권력기관이 강화된 점은 장기적으로 김정은 권력의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2일 정부 관계자는 권력구도 및 인적개편·사상교육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장성택 처형 후 1년 동안 김정은의 권력이 단기적으로 강화되지 않았나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이 40여일간의 잠행 이후 혈족인 김여정과 최룡해 등 빨치산 계열을 부상시키는 인적개편을 단행해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김정은 우상화를 본격 추진하면서 '위대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기층조직을 활용한 정치행사들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국가안전보위부의 위상이 높아지고 수뇌부 수시 교체 등 군부에 대한 장악력도 확대되고 있다"면서 "상반된 측면에서 이는 장기적으로 미래의 불안정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굳이 김정은이 아니라도 다른 사람을 내세워 조직 이기주의를 관철할 수 있는 정도로 힘이 커진다면 김정은 권력이 탄탄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 장성택이 맡았던 외화벌이 업무가 당·군·내각으로 분산됐으며 그가 주도했던 평양 10만채 건설이 김정은의 전시성 사업으로 대체되는 등 경제 부문에서의 잔재청산도 추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이 북한 경제회생에 기여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 장성택이 사회주의에 맞지 않게 돈벌이를 장려했다며 부정부패를 처단한다는 명목으로 그를 처형했지만 부패가 북한 사회에 내재해 있고 시장화를 뒷받침하는 주요 요소인 만큼 장성택 처형 이후에도 이런 부분이 제거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통치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외화벌이를 강조하는 등 장성택을 치는 데 이용했던 죄목이 사실 자신들의 권력 기반 강화에 다시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성택 사후 북중관계에 대해서는 "매년 북중이 고위급 인사를 교류했는데 많이 바뀌었다"며 "정치 분야 교류만 봐도 김정일·후진타오 시절에는 연 45회였지만 지금은 3분의1로 줄었고 연 5~6회 정도의 군사교류도 끊겼다"고 밝혔다. 경제적으로도 장성택이 주도하던 경제특구 개발이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으며 통상적인 수준은 밀접하게 진행되지만 큰 프로젝트가 추진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