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대생들의 외과 기피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외과의사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은 자녀에게 외과의사를 권유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근무로 인한 높은 스트레스 등이 크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의대 외과 부윤정 교수팀은 국내 외과의사 621명(남 521명, 여 100명)을 대상으로 직무 스트레스와 직무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자녀에게 외과의사를 권유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82.5%에 달했다고 8일 밝혔다.
부 교수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외과의사들의 직무 스트레스는 한국인 평균치(45.9)나 전문직 종사자(46.0)보다 높은 49.3점에 달했다. 긴 근무시간과 잦은 밤 당직 등이 직무 스트레스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배우자가 있거나 취미를 가진 경우는 직무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외과의사들의 주당 근로시간은 40~60시간이 43.5%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80시간을 넘겨서 일하는 경우도 27.2%나 됐다. 100시간이 넘는다는 응답도 13.5%에 달했다.
조사 대상자들은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음주를 꼽았다. 조사 대상자 중 음주율이 78.6%로 높은 편이었는데 1주일에 2~3일 또는 매일 음주가 각각 35.8%, 3.4%로 집계됐다. 매일 흡연한다는 이도 26%에 달했다.
스스로 느끼는 직무 만족도 또한 낮았다. 전문 진료과목을 다시 선택한다면 외과를 다시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49.4%에 그쳤다. 그리고 82.5%가 자녀에게 외과의사를 권유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조사를 진행한 부 교수는 “이번 조사를 통해 외과의사의 과도한 근무와 스트레스, 낮은 직무 만족도 등이 처음으로 확인됐다”면서 “최근 외과 기피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외과의사의 직무환경 및 처우 개선을 위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