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통합법 제정] 한국판 골드만삭스 나올까

4~5곳 탄생 예상속 비관 전망도

자본시장통합법을 만들면서 정부가 내세웠던 것은 이른바 ‘한국판 골드만삭스’의 탄생이다. 실제로 정부 구상대로 업권별 겸영이 허용되면 금융(투자)회사들은 본격적으로 ‘몸만들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김형태 증권연구원 부원장은 ‘자본시장통합법의 경제적 기대효과’라는 보고서에서 “자본시장통합법이 실시되면 금융회사간 인수합병(M&A)은 2단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4~5개의 금융투자회사가 경합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 1단계는 증권사, 자산운용사, 선물사간 인수합병으로 범위의 경제 달성을 목표로 진행되고, 이후 2단계로 본격적으로 대형화를 추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에서 5개 안팎의 골드만삭스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상품규제를 폐지하거나 아무 자산에나 마음대로 투자할 수 있는 만능 펀드 허용 등의 조치가 오히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마음 놓고 휘저을 수 있는 기회만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내놓는다. 재경부에 따르면 자기자본규모로 볼 때 국내 4대 증권사 평균(1조5,000억원)이 세계 3대 투자은행 평균(28조원)의 18분의1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미국이 우리 금융시장에 대한 전면적 포괄주의 도입 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자본시장통합법이 골드만삭스를 만들어내기는커녕 우리 시장을 외국인들에게 통째로 넘겨주는 구실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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