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업체인 엘피다가 반도체 D램 가격을 10%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삼성전자 등 우리 반도체 업체들은 엘피다의 가격조정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데, 우리 업체들에는 결과가 어떻든 긍정적이다. 엘피다가 가격을 올릴 경우 우리 업체들도 동반 인상할 수 있고 올리지 못할 경우 경쟁업체인 엘피다가 이른바 '치킨게임' 과정에서 경영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엘피다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이달 내로 국내외 컴퓨터 제조업체 등에 D램 가격을 10%가량 올려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18일 보도했다.
신문은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 D램 가격이 바닥 수준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D램 세계 1위 업체인 삼성전자도 공급을 줄이고 있어 인상여건이 갖춰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D램 가격은 금융위기 직후 각 업체가 일제히 증산에 나선 가운데 컴퓨터용 수요가 둔화, 최근에는 주력제품 가격이 개당 1달러를 밑도는 등 1년 전의 3분의1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다만 "엘피다는 오는 2~3월 출하분의 가격인상을 염두에 두고 컴퓨터 제조업체들과 개별적인 가격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컴퓨터 업체들이 엘피다 측 요청을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엘피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엘피다의 가격인상은 D램 값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내놓은 고육지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엘피다 등 경쟁업체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지만 국내 반도체 업계는 다소 여유가 있다"며 "가격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는 검토와 논의를 좀 더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