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세포 무력화 '스위치' 발견

호주 과학자들이 백혈병 세포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스위치'를 발견했다고 호주 선데이 메일이 28일 보도했다. 신문은 애들레이드에 있는 한슨 연구소에서 암을 연구하고 있는 에인절 로페즈 교수 등 연구팀이 6년 간에 걸친 연구 끝에 세포 표면에 달려 있는 이원 스위치를 발견했다며 이 스위치는 세포의 생사를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에 따라 이 스위치를 꺼버린 뒤 백혈구의 과잉생산을 차단함으로써 스위치가 다시 켜지는 것을 막는 약물 치료법이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이번 발견은 암과의 싸움에서 대단히 중요한 진전을 이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페즈 교수는 이번 발견은 백혈병 환자들은 물론이고 다른 암 환자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로페즈 교수는 "이제 시작단계이지만 우리가 암세포의 성장과 생존을 결정하는 기본적인 메커니즘을 발견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번 발견에 의미를 부여하자면 우리가 새로운 자물쇠를 발견한 것이고, 올바른 열쇠를 찾아내는 작업은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세포가 일정한 방향으로 나가는 게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 지를 알아내는 것도 커다란 수수께끼였다"면서 20명의 백혈병 환자들로부터 채취한 세포들의 80% 정도를 실험실에서 조사한 결과 스위치에 문제가 있어서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것은 다시 말해 백혈구가 죽지 않고 계속 살아 있도록 잘못 프로그래밍 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스위치를 발견한 다음 백혈병 환자들의 경우 스위치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져보았다"면서 "초기 연구에서는 일부 환자들의 경우 그것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정확하게 얼마나 많은 백혈병 환자들이 세포 스위치에 결함이 있는지는아직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그것을 확인함으로써 그 스위치를 꺼버릴 수 있는 약물 치료법이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료 연구원인 마크 거스리지 박사는 이번 발견은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라며 "과학에서 우리들은 '뜻밖의 발견'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 데 사실은 많은 중요한 발견들이 그렇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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