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위의 에너지업체인 중국석유화공(시노펙)이 브라질 유전을 경쟁업체들이 앞서 맺은 계약보다 76% 비싼 가격에 매입했다. 총 투자금액은 71억 달러.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브라질 유전을 보유한 업체들의 주가가 폭등했다. 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노펙은 스페인 에너지기업 렙솔YPF의 브라질 자회사 지분 40%를 인수했다. 인수 가격은 배럴당 15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브라질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가 지난 달 관련 거래에 지불한 것(배럴당 8.5달러)보다 76%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스위스 유전개발업체 아닥스석유를 80억 달러에 매입, 이라크와 서아프리카 유전을 확보한 시노펙은 이번 계약으로 남미 지역에서도 대규모 유전을 보유하게 됐다. 렙솔의 브라질 자회사는 12억 배럴의 해상 석유자원을 보유한 것으로 분석된다. 107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렙솔의 브라질 자회사는 시노펙 투자금을 유전탐사에 사용할 계획이다. 렙솔의 브라질 자회사는 시노켐에 대한 지분 매각으로 주식공개(IPO) 계획은 철회했다. 관련업계는 시노펙이 치른 가격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샌포드 번슈타인사의 닐 비버리지 애널리스트는 “이번 계약은 중국이 해외 석유자원 확보에 얼마나 큰 의미를 두는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시노펙이 중요 심해 석유광구가 있는 남미에서 유리한 고지를 마련했지만 가격은 아주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방코BPI의 브루노 시우바 애널리스트는 분석 보고서에서 “시노펙이 놀라울 정도로 고가에 렙솔YPF가 보유한 석유자원을 인수했다”고 분석했다. 고도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중국은 자원 사냥에 거침이 없다. 지난해 중국은 해외 자원인수에 320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시노펙에 앞서 남미에 진출한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와 국유기업 시노켐은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석유기업 지분에 각각 31억 달러를 투자했다. 비버리지 애널리스트는 “중국 업체들이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앞다퉈 남미에서 대규모 계약을 맺으면서 에너지 업체들의 관심지역이 아프리카에서 남아메리카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노펙이 렙솔의 석유자원에 높은 가격을 지불한 것으로 전해지자, 브라질 해상 석유개발에 관여하는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1일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에서 렙솔의 주가는 5% 상승해 2년 최고치인 19.83 유로를 기록했으며, 포르투갈의 갈프 에너르기아와 영국 3위의 석유ㆍ천연가스업체 BG그룹의 주가도 7.8%, 5.8%씩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