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곳곳에서 지구 온난화로 기상이변이 속출하면서 국제 농산물 가격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1일(현지시간) 홍수가 난 아프리카 동부 수단의 수도 카르툼 인근에서 수십명의 주민들이 물로 크게 불어난 강을 신발을 벗은 채 건너고 있다. 이 곳에서는 50명 이상이 갑작스런 홍수로 숨졌으며, 정부 관리는 이보다 인명피해가 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카르툼=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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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로 기상이변 속출
美중서부 기록적 폭염·濠 가뭄 고통 극심… 中·印등 빈번한 물난리… 아르헨선 강추위"최악의 '농산물·에너지 대란' 올수도" 경고
강동호 기자 eastern@sed.co.kr
지구온난화가 초래한 대재앙인가. 올들어 지구촌 곳곳에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미국의 중부 곡창지대는 올봄부터 바싹 말말라가고, 호주에선 ‘100년만의 가뭄’으로 최악의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에 중국과 인도ㆍ파키스탄에선 폭우와 홍수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남미의 아르헨티나에선 90년만에 첫 눈이 내리는 등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상 이변은 지구온난화의 결과이며, 그 여파로 곡물가격 상승을 초래해 최악의 경우 10년내 최악의 ‘농산물 대란’을 불러 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아울러 에너지 대란이 발생해 국가간 에너지 전쟁도 벌어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서부지역엔 최근 섭씨 43도를 넘는 기록적인 폭염이 유타와 아이다호, 오리건, 워싱턴, 몬태나, 조지아, 미시시피, 테네시 등 남서부지역을 휩쓸고 있다. 애리조나주, 유타주는 기온이 45도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치를 넘어 섰으며, 앨라배마 등은 연방 재해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네바다주의 관광도시 라스베이거스는 지난 5일 기온이 85년 기록과 같은 46.7℃로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 같은 폭염과 가뭄으로 하루평균 200~300건의 산불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미국내에서도 텍사스 주는 최근 계속된 폭우와 폭풍으로 13명이 희생되고 1,000여채의 가옥이 침수된 가운데 지난 57년이후 처음으로 모든 강이 범람위기에 빠졌다. 오클라호마와 캔자스 주에서도 심각한 홍수 피해가 발생해 지난 주말 연방재해지역으로 선포됐다.
7년째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호주 남동부 지역은 심각한 물 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타들어 가는 목장에서는 가축이 죽어가고, 재정이 파탄난 목장주는 가축을 도살하거나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시드니에서 남서쪽으로 460㎞ 떨어진 뉴사우스웨일스주에 있는 저수지의 대부분이 마른 바닥을 드러냈으며, 호주에서 가장 비옥한 농목축지역의 젖줄인 머리-달링 강은 아예 물줄기가 말라버려%T다.
그러나 호주 서북부지역에서는 강수량이 지난 50년간 두배이상 증가하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낙농국가인 호주의 가뭄은 세계 우유가격 폭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기상이변의 피해가 심각하다. 중국에선 지난 주말 폭우로 중동부의 화이허(淮河) 강이 범람하면서 쓰촨, 안후이, 허난, 장쑤 등 3개 성에서 85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양쯔강 하류의 뚱띵호 유역에서는 최근 수위가 높아지자 홍수를 피해 나타난 쥐떼들이 민가를 습격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반면 중국 북부 지방은 가뭄에 시달리며 740만명이 물 부족에 신음하고 있다. 인도 동부에서도 1주일간 내린 집중호우로 강이 범람해 655명이 사망하고 주민 100만명이 고립됐다.
남반구인 아르헨티나에서는 이번 주 들어 영하 20℃ 이하의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9일 이후 사흘만에 최소한 20명의 동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난방용 천연가스와 전력 소비량이 급증, 아르헨티나 정부는 택시와 임대차량에 대한 하루 가스 판매량을 40ℓ로 제한하는 등 에너지제한공급 방침을 확대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 같은 ‘에너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 5월에 이어 11일 또 다시 칠레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고 볼리비아산 천연가스와 브라질산 전력의 수입량을 늘리기 위한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나 자국내 에너지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구촌 각지에서 발생하는 기상이변으로 올들어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식량농업기구(FAO) 등은 지난 4일 ‘2007~2016 농업전망 보고서’를 통해 “세계 각국의 바이오 연료 개발과 중국, 인도 등지의 식량 수요 증가 외에 가뭄등 기상이변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농산물 가격의 강세가 앞으로 10년간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따르면 지난해 부셸(약 36L)당 2달러 선이었던 옥수수는 최근 3.5~4달러 내외를 기록하고 있으며 밀 역시 지난해 부셸당 3달러 선에서 최근 6달러 선으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기상이변과 이에 따른 곡물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심각한 수준의 식품 가격 파동을 초래할 수 있다”며 “농산물발(發) 가격 상승은 식량을 수입하는 국가들과 빈민층이 많은 개도국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세계적인 인플레 상승 압력으로도 작용할 것”이라며 우려한다.
세계 곳곳에서 지구 온난화로 기상이변이 속출하면서 국제 농산물 가격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1일(현지시간) 홍수가 난 아프리카 동부 수단의 수도 카르툼 인근에서 수십명의 주민들이 물로 크게 불어난 강을 신발을 벗은 채 건너고 있다. 이 곳에서는 50명 이상이 갑작스런 홍수로 숨졌으며, 정부 관리는 이보다 인명피해가 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카르툼=AFP연합뉴스
입력시간 : 2007/07/12 1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