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株, 시장 주도력 회복한다

반도체 경기 회복·기관 '사자' 열기 힘입어
13일 전기전자업종 4.19% 급등… 지수 견인
대형 IT株증시 영향력 점차 강화 가능성


정보기술(IT) 주가 시장 주도력을 되찾고 있다. 지난 2003년 이후 지속된 글로벌 IT주의 부진한 흐름과 올 들어 D램 반도체가격 급락으로 국내 대형 IT주들이 그동안 힘을 쓰지 못했지만 반도체 경기회복과 기관중심의 매수세가 뒷받침되면서 지수 선도주의 역할을 되찾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IT주의 반등세와 기업이익 개선으로 대형 기술주의 증시 영향력이 점차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3일 전기전자업종지수는 전날보다 4.19% 오르면서 코스피지수 1,960선 돌파에 힘을 보탰다. 업종지수는 6,889.13포인트로 지난해 2월(7일 6,899.0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전기전자업종 시가총액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40%로 금융업종(18.92%)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5월16일 전기전자업종 비중이 18.96%로 밀리면서 처음으로 금융업종(19.03%)에 시총비중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증권주 등 금융업종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점차 격차를 줄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같은 IT업종의 약진은 글로벌 IT주들이 선전하고 있는데다 하반기 반도체경기 회복을 전망하고 있는 기관들이 매수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삼성전자가 부진한 2ㆍ4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반도체 가격 회복세와 하반기 IT주들의 실적개선에 대한 전망에 힘입어 삼성전자ㆍ하이닉스ㆍ삼성전기 등 대형 IT주들이 강세를 이어갔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증시와 한국증시의 동조화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이 연결고리가 IT 업종”이라며 “기업이익이 2ㆍ4분기에 바닥을 찍고 하반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IT의 주도력 회복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IT주들의 반등세도 IT주의 주도력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S&P500지수보다 한발 앞서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2003년 이후 4년 만에 IT지수가 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내고 있다”며 “일정 부분 기술적 반등의 모습도 보이면서 지수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관의 본격적인 매수전환이 당분간 IT섹터의 강세를 이끌 것이란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4월까지 조선ㆍ기계ㆍ철강 산업재 등을 주로 사들인 기관은 6월 이후 하이닉스ㆍ삼성전자ㆍ삼성전기ㆍLG전자 등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려놓는 등 IT업종에 대한 매수세를 본격화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이 5월 1,351억원어치를 사들인 기계업종은 지난달 2,200억원 넘게 순매도한 반면 전기전자업종은 5월 9,700억원 순매도한 이후 6월 들어서는 1조2,246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서도 주가가 많이 오른 운수장비주는 879억원 순매도(12일 기준)해 차익 실현한 반면 전기전자주는 973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이익 모멘텀이 예상되고 있는데다 단기간 주가 급등 부담이 큰 섹터와의 키 맞추기 차원에서 IT 업종으로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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