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1달러당 1,000원선을 지키기 힘겨운 상황으로 전개됨에 따라 정부가 환율방어를 위해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움직임이다.
진동수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차관보)은 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개최한 조찬간담회에 참석, “우리나라의 외환시장은 적은 돈으로 시장을 흔들 수 있는 구조적 요인을 갖고 있어 진폭이 지나친 감이 있다”면서 “투기적 외환시장에서는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혀 정부가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임을 표명했다.
그는 또 “최근 급속한 원화가치 상승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최근 한국은행 보고서 파문으로 환율이 16원 이상 하락한 후 (보고서의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사실을 밝혔음에도 좀체 회복되지 않는 것이 좋은 예”라고 말했다.
진 차관보의 이 같은 발언은 정부가 최근의 환율변동에 대해 국내경제가 회복기에 들어 펀더멘털이 강해지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기보다 단순히 투기적인 거래에 의해 원화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진 차관보는 이와 관련, 원화강세의 거시원인인 달러약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재 달러약세의 가장 큰 원인인 미국의 경상수지ㆍ재정수지 적자 감축을 위해 미국 정부가 구체적인 정책조치 등을 병행하고 있어 추가적인 달러하락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정부가 적절한 시장개입으로 투기적인 시장 형성을 막는다면 환율은 1,000원대를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진 차관보는 내다봤다.
진 차관보는 적정 외환보유고에 대해서도 “북핵 리스크를 감안할 때 2,000억달러 정도가 충분하며 문제는 외환보유액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할 것인가라는 점”이라며 “한국투자공사(KIC) 설립 역시 적극적인 외환운영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나 국내경제의 걱정거리인 위앤화 절상에 대해 진 차관보는 “위앤화 절상은 수출의 경우 구매력이 확대되고 제3국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높아지지만 중국 수출 감소로 국내 중간재 업체들에 어려움을 줄 수도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럴당 44달러에 달하고 있는 두바이유의 급등에 대해 진 차관보는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현재 유가는 지난 80년대의 절반 수준”이라며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는 등 환경문제도 겹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석유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경제구조를 전환해야 하는 것이 현재의 숙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