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코스닥 IT부품株 집중 매입

이달 순매수 상위 15개중 7개 차지… 車 부품주는 차익 실현

연기금이 이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자동차 부품주보다는 정보기술(IT) 부품주를 중점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연기금은 코스닥시장에서 35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투자 주체 중 개인투자자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특히 같은 기간 전체 기관투자가가 유가증권에서는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8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한 점을 감안하면 연기금이 코스닥시장에서도 든든한 구원투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연기금이 이달 들어 순매수한 종목들 가운데는 IT부품주가 가장 많이 눈에 띈다. 6월 들어 18거래일 동안 연기금은 반도체 부품업체인 실리콘웍스를 61억원을 순매수한 것을 비롯해 우주일렉트로ㆍ덕산하이메탈ㆍ소디프신소재ㆍ인터플렉스ㆍ엘엠에스ㆍ아이피에스 등 IT부품주를 대거 순매수했다. 이 기간에 금액기준으로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 15종목 중 무려 7종목을 IT부품주가 차지했다. 반면 자동차부품주에 대해서는 차익실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우하이텍과 평화정공을 각각 26억원, 16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에코플라스틱에 대해서도 매도우위를 보였다. 증시전문가들은 IT업종의 경우 올 3ㆍ4분기에 실적이 정점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실적 대비 아직 주가가 싸다는 판단 때문에 연기금이 적극적으로 매집에 나서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반해 자동차부품주의 경우에는 올 들어 완성차업체를 중심으로 가파른 주가상승을 경험했기 때문에 연기금 입장에서 가격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2ㆍ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코스닥업체들의 영업이익 모멘텀이 유가증권시장 업체들보다 더 낫기 때문에 연기금이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주가 수준이 상당히 높은 자동차부품주보다는 상대적으로 실적 전망도 좋고 주가도 저평가된 IT부품주 중심으로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손세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2ㆍ4분기에는 LCDㆍ휴대폰ㆍ반도체 등 대부분의 IT부품주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여 이들 업종을 우선적인 매수대상으로 삼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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