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완 한국제지 회장 "올핸 '하이퍼CC' 선전 기대"

언론사론 처음 본지와 인터뷰 "접근방식 잘못돼 '복사지 시장 도전' 실패"
"소비자 기호 간파 못하고 품질로만 승부…대학街등서 판매 늘어 경영호전 가능"


“시장 접근 방식이 잘못된 점을 인정합니다.” 단재완 한국제지 회장은 지난 9일 신라호텔에서 가진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온산공장 4호기 가동 이후 시장점유율 변동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종이시장에 대한 접근이 잘못된 결과”라며 이같이 털어놓았다. 그가 언론과 인터뷰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 회장은 “17만톤 규모의 온산공장 4호기를 가동하면 품질 좋은 복사지 생산량이 늘어나고 판매 역시 당연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었다”며 “소비자들이 해당 종이와 브랜드에 얼마나 익숙해져 있는지를 간파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올해부터 한국제지의 하이퍼CC가 국내 복사지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단 회장은 “올해 경영계획을 최종 확정할 때 임원들과 올 성과에 대해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보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이미 대학가 등에서 한국제지의 하이퍼CC 판매량이 늘어나는 등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제지는 지난해 3월 온산에 복사지를 생산하는 4호기 공장을 증설하고 국내 복사용지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외국계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이 50%에 달하고 국내 제지사들이 복사지를 해외에서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상황을 개척하겠다는 야심찬 포부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한국제지는 가동 2달여 만에 실적 악화로 월별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무리한 확장경영에 나선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었다. 단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실적이 저조한 것은 25년에 걸쳐 진행해야 할 설비 감가상각을 10년 안에 마무리짓는 등 감가상각 금액이 비교적 컸다”며 “하지만 올해부터 한국제지의 경영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성상인의 맥을 잇고 있는 단 회장이 국내 복사지 시장 정복을 위해 어떤 경영수완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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