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도 '부동산 버블' 논쟁중

정부당국으로부터 촉발된 '부동산 버블'논쟁이 주식시장에도 옮겨붙었다. 증시 분석가들은 부동산, 특히 아파트에 대해 주식 등 여타 자산과 대체관계에있는 투자자산으로서의 매력도를 따져보거나 과거와 현재의 부동산가격 움직임을 비교하고 미래에 예측되는 부동산 수요 등을 다각도에서 분석하며 '버블론'에 대해 갑론을박하고 있다. ◆ "EBITDA 15배..장기 투자성과 어렵다" = 삼성증권 정영완 애널리스트는 22일'기업 가치평가기준에서 바라본 서울APT의 가치평가' 리포트를 통해 현재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별 특징없는 기업이 단순히 유동성이 받쳐준다는 이유로 고평가된 꼴"이라고 규정하며 고평가론을 제기했다. 그는 2억9천만원선으로 분석되는 서울시내 아파트의 평균 공시지가의 실제 가격을 3억6천만원으로 보고 근로자 평균가계소득(2005년 기준 3천900만원)을 매출, 가족의 생활비(근로자 평균가계 지출 감안 3천만원 산정)을 기업의 판관비로 각각 간주하고 여기에 감가상각비 추정을 위해 아파트 내구연수를 25년으로 가정했다. 이렇게 계산해보면 이 아파트의 EBITDA(이자.법인세.감가상각 차감전 이익)는 2천340만원 정도로 가격(3억6천만원)의 15.38배선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이 정도에 해당하는 기업은 매우 높은 수익성과 강력한 성장 모멘텀을 보유한 인터넷 포털서비스나 교육 콘텐츠사업의 우량 종목에 해당하며 웬만한 제조업체들의 이 비율은 6∼7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2003년 이후 근로소득성장률이 평균 5% 내외로 15배선의 EBITDA비율을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점 ▲각종 세금부담과 정부규제로 리스크가 높아 요구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 등도 고평가 상태로 분석 가능한 이유로 꼽혔다. 그는 특히 "주식시장의 상식중 하나는 '신용매매비율이 높은 종목 투자는 될 수있는대로 피하라'는 것"이라며 부동산 투자가 대부분 대출과 관련돼있다는 점도 위험요인으로 제시했다. ◆ "과거. 일본보다 낫다" 지적도 = 그러나 정부나 일각의 주장과 달리, 1990년대 초반 부동산가 하락이나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 당시와 비교해 볼 때 현재의상황은 양호하다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1987년 8월부터 시작된 주택가 상승이 1991년 4월 정점에 도달하기까지 3년8개월간 누적 주택가격 상승률이 전국 기준 77.3%, 서울 한강 이남지역 아파트 기준 128.4%에 달했는데 2001년 1월부터 2006년 4월까지 5년3개월간 상승률은 전국 기준 41. 1%, 강남지역 기준 129.7%라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전민규 이코노미스트는 "강남지역 아파트를 기준으로 볼 때 다소위험해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1990년대초 버불붕괴 당시 상승이 3년8개월이라는 단기간에 이뤄진 것인데 비해 현재는 5년3개월에 걸쳐 상승하고 있어 상승속도는 현재가 더 낮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1986년 3.4분기부터 정점인 1991년 3.4분기까지 일본의 지가지수가 전국도시 기준 54.4%, 6대 도시의 상업용지가 158.2%, 도쿄의 공업용지가 180.7% 폭등한것을 감안하면 2001년 이후 한국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 버블 붕괴 가능성은 = 버블을 둘러싼 의견차가 존재하는 만큼, 아파트값 하락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더욱 엇갈리는 형편이다. 한화증권 전현식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최근 강남 등을 '버블 세븐'으로 규정한뒤 부동산시장에 적극적 개입의지를 보이면서 아파트값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졌으나주택가격 강세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저금리로 인한 부동자금의 지속적 부동산 유입, 경기회복 기대감, 수도권 주택공급물량 축소 등이 주택가격의 상승기조를 이끌 것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반면, 현재의 아파트값 상태가 1990년대초나 일본에 비해 양호한 상태라는 분석을 내놓은 한국증권 전 이코노미스트는 현 상황에서 버블붕괴 가능성은 낮다면서도주택가격상승 역시 지속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는 "최근 몇 개월간과 같은 속도로 주택가격이 상승하면 내년에는 일부 지역의 상승률이 버블 직전 일본 6대 도시 상업용지 상승률을 능가하게 된다"며 "이는현재와 같은 속도의 주택가격 상승이 지속되기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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