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응봉동 촬영에 앞서 이동미(오른쪽) 작가와 최석구(오른쪽 두번째) PD가 카메라맨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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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아현동. 이 지역의 옛이름은 애오개다. 아이들의 무덤이 있는 고개라는 뜻이다. 현재의 고가도로가 지나는 주변은 소와 말의 굴레를 벗기던 곳이라 하여 굴레방다리로도 불렸다….”
이동미 작가의 나지막한 동네설명이 나오면서 ‘로드에세이-골목에서 서울을 만나다’는 시작된다. 수도권 지역 최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씨앤앰의 지역채널(Ch.4)에서 매주 금요일 오전9시30분에 방송되는 ‘로드에세이…’는 동네별 골목길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서울 구석구석의 골목길과 그곳에 얽힌 사연을 카메라에 담아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여행작가인 이씨와 최석구 서울미디어원 PD가 함께 꾸려나가고 있다.
이 작가는 “길 안에 있는 사람이 좋아요. 보통 TV에는 유명한 사람이 많이 나오는데 시장 가면 외할머니 같은 분도 계시고, 이분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힘”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은 매회마다 답십리ㆍ서대문ㆍ가리봉동ㆍ충무로 등 서울 지역의 동네를 하나씩 보여준다. 부암동에서는 시골 같은 풍경을, 답십리에서는 노래 부르는 3명의 할머니를, 가리봉동에서는 조선족의 애틋한 사연을 전했다.
“어린 시절을 약수동처럼 하늘 가까운 데서 보냈어요. 그래서인지 재래시장이나 좁은 골목길이 좋아요. 특히 골목은 을씨년스러우면서도 그 맛이 있어요. 집 벽마다 죽은 것 같이 붙어 있는 담쟁이도 멋있고요.”(최 PD)
이 작가와 최 PD는 서울 모든 동네의 골목길을 영상에 담는 게 목표다. 마음도 급하다. 계속되는 재개발에 없어지는 골목길이 숱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울의 예쁜 뒷골목을 너무 무시해요. 한 해만 지나도 없어지는 골목이 나오니까요.”(이 작가)
“서울처럼 골목길이 자생적으로 생긴 곳도 없을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부수는 데만 열중하고 있죠. 지금이라도 남아 있는 골목길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로드에세이…’를 통해 골목길을 담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아이들에게 서울의 아름다운 골목길을 있는 그대로 전해줬으면 합니다.”(최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