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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안녕 오케스트라'에서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외모도 다르고 가정환경도 다른 24명의 어린이들을 모아 오케스트라는 만든다. 악기라고는 한 번도 만져본 적 없는 아이들이 1년여 만에 정식 연주회를 할 정도로 성장한다. 더욱 중요하게는 폐쇄된 마음을 풀고 소통하면서 자신감 있는 인격체로서 자라난다는 사실이다.
픽션이 아닌 실제 이야기도 있다. 지난해 10월2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영화 같은 공연이 펼쳐졌다. 전국에서 올라온 115명의 아이들이 무대를 가득 채웠다. 이들은 브람스의 '대학축전 서곡', 베토벤의 '교향곡 7번' 등 합주연주를 90여분 동안 선사했으며 기립박수를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운영 중인 '꿈의 오케스트라'의 2014년 합동연주를 위해 모인 학생들이다. 문체부와 진흥원은 지난 2010년부터 전국 주요 도시에 지역 거점을 마련하고 아동·청소년들을 모아 교육하고 있다. 현재 32개 지역에 1,900여명이 수업을 받고 있다. 이번 합동공연에 참여한 것은 이 중 오디션을 통해 뽑힌 아이들이다. 오는 2017년까지는 지역거점을 40곳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아동·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음악교육을 확대하고 더불어 바른 인성을 함유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대학 입시가 목표가 아닌, 기존의 획일적 교습을 통한 악기 위주의 교육방법에서 탈피해 구성원 간의 소통과 공감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방법론이 사용되고 있다. 이날 합동공연에서 플루트를 연주한 염성현(광주 남초등학교 6학년)은 "연습이 가끔 힘들 때가 있었지만 나 말고 다른 친구들도 함께하고 있다는 생각에 견디며 더욱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이 문화생활 향유라는 여가로서의 도구와 함께 사회를 건전한 방향으로 통합한다는 정신적 가치로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는 타인과의 협동 및 소통 능력 향상, 타인에 대한 포용력 증가, 개인의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 등 사회적 자본의 형성에 이바지한다는 적극적 측면과 함께 학교폭력 예방과 병영문화 개선, 가족 해체 방지 등 예방적 측면, 그리고 재난사고나 폭력 피해자에 대한 예술치유 등 치료 측면이 모두 포함된다.
예술계의 한 관계자는 "예술치유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적극적으로 부각이 됐지만 이러한 치료방법은 아직 선진국에 비하면 초기에 머무르고 있다"며 "보다 적극적으로 제도와 인력을 양성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