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매각하다니… 사천 시민단체 뿔났다

민영화 반대추진위 "철회하라" 성명
KAI 노조 상경 투쟁 동참하기로

경남 사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국내 유일 항공기 제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이 매각공고를 내면서 본격적으로 민영화 수순에 들어가자 사천지역 시민사회단체와 KAI 노조가 '매각공고를 철회하라'며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천지역 4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한국항공우주산업 민영화 반대추진위원회(상임대표 박동선 사천문화원장)는 1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민영화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책으로 13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산업은행 앞에서 열리는 KAI 노조의 상경투쟁에 동참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날 KAI 민영화 반대추진위는 "정부의 일방적인 민영화 시도는 항공산업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이해부족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소모적이고 퇴보적인 민영화는 철회해야 된다"며 "사천의 미래와 직결된 KAI 민영화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정부는 재벌기업의 사리사욕에 동조해서는 안된다. 매각공고를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 KAI 노동조합(위원장 정상욱)은 "최대 주주인 한국정책금융공사가 같은 날 KAI의 매각공고를 냈다"며 "정부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민영화를 강행하는 것은 자주국방의 국가이익을 팔아 특정재벌에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매각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정부는 자주국방, 항공산업을 위협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 민영화를 즉각 중단하라"며 "모든 국가가 정부중심의 항공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중심의 항공산업 육성, 그리고 국유화가 세계 항공산업의 국제표준이다. 왜 유독 한국 정부만이 항공기 제작업체인 KAI를 매각하고자 하는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대한항공이 계속 KAI의 지분매각을 획책하고, 선동한 뒤 매각에 참여한다면 KAI 노동조합은 모든 역량을 다해 반대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한국정책금융공사는 KAI의 매각공고를 냈다. KAI의 주주협의회인 공사와 삼성테크윈,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두산그룹 등이 가진 41.75%의 지분(4,070만주)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할 방침이다. 정책금융공사가 11.41%, 산업은행이 0.34% 지분을 매각하고, 삼성테크윈, 현대자동차, 두산그룹 등이 각각 10%를 함께 판다. 인수의향서(LOI) 접수는 오는 8월 16일 오후 3시에 마감한다. 공사는 9월 초 예비 입찰과 10월 본입찰 등을 거쳐 연내에 매각을 끝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 공사가 보유한 KAI 지분 26.4% 가운데 15% 정도는 방위산업의 공공성 유지 차원에서 당분간 팔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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