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전문 금융회사] 파이낸스 상품

대기업 계열 파이낸스사인 한화·현대파이낸스 등에 다니는 직원들은 하루에 평균 열통도 넘는 전화를 받는다고 한다.『금리는 얼마죠』『다른데는 예금을 받는데 왜 그쪽은 왜 예금을 받지 않는 겁니까』『삼부파이낸스나 종금파이낸스는 어떤 회사지요』『파이낸스사에 돈을 맡겼는데 안전합니까』 대기업·금융기관 계열 파이낸스 사장들은 보다못해 지난달 19일 처음으로 모여서 대책마련 회의를 하고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자고 했다. 개인에게 출자를 받고 고이율의 배당을 해주는 파이낸스들과 대기업·금융기관 계열 파이낸스사는 다르다는 걸 어떻게 알리느냐는 것이 첫번째 만남의 화두였다. ◆파이낸스사라고 다 같지 않다 ◇자본의 건전성 대기업이나 금융기관 자회사 형태로 설립된 대형파이낸스사와 개인에게 출자를 받는 파이낸스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본의 건전성이다. 대부분의 파이낸스사들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출자금 형태로 자금을 모아 운영하지만 파이낸스사는 자체 신용으로 금융기관으로 부터 자금을 조달, 운용하도록 돼 있다. 파이낸스사는 상법상의 회사로 자본금 5,000만원만 있으면 설립 가능하다. 그러나 설립만 한다고 신용이 저절로 생겨 금융기관으로 차입을 하거나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차이점은 거기에 있다. 불특정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출자금을 받는다는 것은 예금이 아닌 투자로 주식에 대한 투자나 회사채를 매입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파이낸스사는 자기 신용으로 금융기관으로 부터 자금을 빌려 기업에게 여러가지 형태로 돈을 빌려주는 곳이지 개인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곳이 아니다. 따라서 파이낸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어음·매출채권·할부채권 등의 할인을 통해 돈을 빌리고자 하는 개인이나 기업이 이용하는 곳이다. ◇자산의 안정성 따라서 두 곳의 또 따른 차이점은 빌린 돈을 어떻게 운용하는가하는 자산의 안정성에 있다. 개인으로부터 출자를 받는 파이낸스사는 고율의 확정배당을 제시하고 있다. 금융의 속성이 이익이 많이 나는 곳은 위험하다는 것이다(HIGH RISK, HIGH RETURN) 따라서 파이낸스사들이 높은 수익을 주기 위해선 이익이 많이 나는 곳, 다시말해 위험도가 높은 곳에 모은 돈을 투자할 수 밖에 없다. 이말은 파이낸스사는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곳도, 금융기관도 아니라는 것이다. 영화에 투자, 음식점·나이트클럽·상가를 운영하는 것은 일반적 형태의 자산운용 방법이 아니다. 또 개인이 돈을 출자할 수 있는 파이낸스사는 양성화된 대금업 형태의 영업으로 기존의 인근 지역의 내부사정을 잘 아는 중소기업 5~6개에 한정해 대출을 해줬다. 규모가 적고 신용이 낮아 제도권 금융기관에서는 취급불가능한 상업어음을 할인하는 영업을 했다. 특히 지역밀착형태의 소규모 단위 영업을 하면서 IMF 이후 제도권 금융기관의 신용공황상태에서 새로운 자금 공급처로 부상했다. 이에 반해 대기업 계열 파이낸스사는 나름대로 기업에 대한 심사기능을 가지고 여러가지 채권에 대한 위험도를 분석하고 할인율을 정해 수익률과 위험율을 조절하고 있다. 파이낸스사는 영세기업의 금융회사 파이낸스사는 은행이나 종금사 등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기 힘든 신설법인이나 담보부족 법인의 구세주로 제도권 금융기능을 보완해 준다. 파이낸스사는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소외된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의 금융회사로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파이낸스사들의 여신금액은 수조원에 이른다. 만약 파이낸스사가 없었다면 산업의 토대인 중소·영세기업들이 발붙일 곳이 없어 산업기반은 더 취약해졌을 것이다. 파이낸스사는 신용거래를 정착시키는데 기여했다. 물론 개인으로부터 출자를 받는 파이낸스사는 부도나 횡령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지만, 자기신용으로 자금을 마련해 기업에게 신용으로 돈을 공급해 주는 파이낸스사들은 신용거래 활성화에 도움을 줬다. 제도금융권이 담보나 보증에 의존해 대출했던 것과 달리 여신전문가로 구성된 파이낸스사는 축적된 심사기능으로 중소기업의 신용도와 성장가능성을 판단해 돈을 빌려준다. 또 파이낸스사는 비어음 외상매출채권에 대해 자금을 지원해 줌으로써 기업의 영업과 관련된 새로운 팩토링 금융서비스 분야를 개척했다. 그러나 파이낸스사의 문제도 많다.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난 파이낸스사가 과당경쟁과 무리한 영업으로 신용평가나 채권심사없이 부실채권을 인수해 동반부실되면서 많은 파이낸스사들이 도산했다. 또 취약한 자본력을 메꾸기 위해 투자유치라는 형식으로 일반인들을 끌어들이면서 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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