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성적도 '부익부 빈익빈'

5년간 전국 고교 분석 결과
고소득 계층 많은 대도시 학교 성적 높아
사교육 효과는 언어 없고 수학만 나타나

지난 5년간 전국 고등학교의 수능성적을 분석한 결과 학교ㆍ지역 간 성적 격차가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평준화 정책이 학력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한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사교육 효과도 당초 알려진 것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9일 서울 삼청동 평가원 대회의실에서'수능 및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분석 심포지엄'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최근 5년(2005~2009학년도)의 전국 모든 고교 수험생의 수능성적 원자료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12개의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학교ㆍ지역 간 성적 격차 커=김성식 서울교대 교수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수능 영역별 표준점수 평균은 언어영역의 경우 최저점과 최고점의 차이가 학교별로 85.5점(46.5~132.0점), 시군구별로는 58.2점(55.7~113.9점)이나 됐다. 외국어영역의 학교ㆍ지역 간 격차는 각각 75.6점과 55.9점으로 나타났고 수리나형은 학교 간 79.0점, 지역 간 48.2점의 격차를 보였다. 김진영 건국대 교수도 학교 차이가 수능성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언어 39.0%, 외국어 36.5%, 수리가형 33.2%, 수리나형 26.6%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김성식 교수는 "지역의 저소득 계층 비율이 높을수록, 도시지역보다는 읍ㆍ면 지역에서 수능성적이 낮았다"면서 "학교 간 차이의 상당 부분이 지역 여건에 따라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학교 간 차이를 학교의 교육력 차이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수학만 사교육 효과=평준화 정책이 수월성 교육에 부적합하다거나 학생들의 성적을 하향 평준화한다고 볼 수 없으며 사교육은 수리영역에서만 효과가 발휘됐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강상진 연세대 교수는 2006년 교육개발원 조사와 2007년 수능 자료를 토대로 언어영역의 경우 평준화 지역에서 1등급에 속할 확률이 비평준화의 1.34배이고 2등급은 1.43배, 3등급은 1.25배, 4등급은 1.40배라고 분석했다. 또 수리와 외국어는 모든 등급에서 평준화와 비평준화 지역 간 비율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사교육이 수능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과목별로 차이를 보였는데 수학의 경우에만 유의미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수학 과외비가 높을수록 수리영역에서 중상위권에 포함될 확률이 높았다. 반면 언어는 과외비와 수능 상위등급에 포함될 확률이 역상관관계를 보였으며 외국어는 모든 등급에서 사교육 효과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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