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구조조정 재원조달을 위해 발행중인 국채관리기금채권(국관채)이 금리하락으로 자금 운용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의 인기를 끌면서 거래량이 늘어나자 국채 수익률이 새로운 지표금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특히 구조조정에 따른 신용위험 증가와 5대그룹에 대한 회사채 발행규제로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지표금리로서의 의미를 상실해가고 있어 일부 공기업을 중심으로 국관채 수익률을 기준금리로 채택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지난주 1천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면서 수익률을 국관채 수익률에 0.4%포인트를 더한 수준으로 결정했고 오는 4일 1천억원규모의 채권을 발행할 예정인 포항제철도 국관채 수익률에 0.5%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으로 수익률을 결정했다.
산업은행도 그동안 산업금융채권의 수익률을 통화안정증권 수익률에 0.1∼0.2%포인트를 더한 수준으로 결정하던 것을 앞으로는 국관채 수익률에 같은 수준의 가산금리를 더할 계획이다.
이밖에 시가평가제도 실시 이후 투신사들도 국관채의 만기별 수익률을 참고자료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한은 관계자들은 국관채가 발행된 이후 국채의 거래규모가 매월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며 그동안 회사채 발행이 5대 그룹에 의해 독점되면서 기준금리로서의 역할을 상실하기 시작한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5대 그룹에 대한 회사채 발행규제로 더욱그 의미를 잃어 채권시장에서 국관채 수익률이 기준금리로서의 위치를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들은 국채 거래량이 지난 9월 2조9천억원에서 10월에는 국관채 8조7천억원을 포함해 11조4천억원으로 대폭 증가했으나 회사채 거래량은 9월 37조원에서 10월 49조원으로 늘어나는데 그쳐 국채의 거래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들도 5대 그룹 회사채 발행규제로 그동안 채권시장의 기준금리역할을 하던 5대 그룹 소속 우량물이 수익률의 격차를 보이고 있어 지표채권으로서의 기능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