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 여파로 글로벌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잔뜩 위축됐다.
23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기업 보잉과 AT&T, 영국의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독일의 폭스바겐 등은 1ㆍ4분기 실적보고서에서 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항공기 메이커인 보잉은 22일 “올해 사상 유례없이 악화된 경영환경 때문에 올 1ㆍ4분기 순익이 6억1,000만달러에 그치면서 지난해 동기의 50%로 떨어졌다”고 실적을 공개했다. 다만 보잉은 과거 주문물량 인도로 매출은 3% 증가한 165억달러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보잉은 세계 항공업계의 불황에 따라 예상에 못 미치는 상업용 항공기 주문으로 올 나머지 기간의 영업 전망치도 하향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최대의 통신회사 AT&T도 국내 소비감소 추세에 따라 1ㆍ4분기 이익이 31억2,6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7% 감소했다고 전했다. 매출 역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에 못 미치는 306억달러로 작년보다 약간 줄었다. 하기스 등 일용품으로 유명한 킴벌리클라크도 달러강세ㆍ소비위축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44억9,000만 달러에 그친 가운데 순익도 8% 줄어든 4억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가을에 발생한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경기침체가 전세계의 실물경제에 본격 파급되면서 유럽의 대기업들도 타격을 면치 못했다. 유럽 최대 자동차 회사인 독일의 폭스바겐은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공식 영업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날 올해 1ㆍ4분기 순익이 2억4,300만유로(3억1,3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동기의 9억2,900만유로에서 74% 급감했다고 전격 밝혔다. 폭스바겐은 수요감소에 따른 생산감축으로 차 판매량도 16% 줄어든 135만대에 그쳐 매출액 역시 11% 하향한 240억유로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제2의 제약회사인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순익도 지난해 동기보다 13% 감소한 11억3,000만파운드(16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외에서의 영업호조에도 불구하고 미국시장의 위축으로 의약품 매출은 6% 하락한 56억파운드로 줄었다.
이 밖에 스위스의 유명 식품회사 네슬레의 1ㆍ4분기 매출도 2.1% 줄어든 252억스위스프랑(215억6,000만달러)에 그쳤다. 네슬레는 환율과 기업인수 같은 외부변수를 감안하지 않은 성장이 지난해 1ㆍ4분기에는 거의 10%에 달했으나 올 들어서는 3.8%에 그쳤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