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펀드 "아~ 옛날이여"

금 관련 ETF, 보유금 31% 줄어
내년에도 311톤 추가 처분 예상

금 투자펀드들이 금을 대량으로 내다 팔고 있다. 이는 금값 약세를 더욱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블룸버그는 미국 내 14개 주요 금 상장지수펀드(ETF)는 올 들어 전체 금 보유량의 31%에 해당하는 814.5톤을 처분, 총보유량이 1,813.7톤으로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3년 금 ETF가 처음 출시된 후 보유한 금이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소량은 돈으로 환산하면 695억달러에 이르는 규모다. 블룸버그의 애널리스트 컨센서스에 따르면 이들 ETF는 내년에도 311톤의 금을 추가 처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 관련 ETF의 총자산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1,480억달러에 달했다. 금 관련펀드는 실물을 보유하는 번거로움 없이도 금값 강세에 베팅할 수 있는 투자수단으로 각광 받았다. 대체투자 수단으로 주목돼온 금은 2011년 9월 유럽 재정위기가 고조될 때 온스당 1,921.12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걸으며 최근에는 1,230달러 선까지 미끄러졌다. 소지 소로스, 존 폴슨 등 투자거물들도 잇따라 금 투자에서 발을 뺐다. 로빈 바르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는 "지난 12년 동안 금값을 끌어올렸던 요인들이 이제 모두 거꾸로 가고 있다"며 "내년에도 금값이 더 떨어지고 ETF들이 금을 더 많이 내다 팔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컨센서스에 따르면 내년에는 1,216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추가 하락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UBS에 따르면 광산업체들이 1온스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이 약 1,200달러로 이 이하로 가격이 떨어지면 생산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금 채굴업체 배릭골드는 이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아시아의 금 수요가 견조하다는 점도 추가 하락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세계금협회(WGC)는 중국 내 금 소비가 올 들어서만도 지난해 대비 29% 늘어 1,000톤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HSBC는 "물가가 오르면 아시아의 금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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