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K푸드 바람 일으키자


미국은 세계 최대 농수산식품 소비시장이다. 미국의 농수산식품시장 규모는 5,844억달러(한화 642조원)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50% 수준이다. 연매출 200만달러 이상인 마켓 수는 3만6,569개에 달한다. 지난해 연간 1,322억달러(145조원)의 농수산식품을 수입했다.

한국산 농수산식품 미국서 웰빙 인기

이러한 거대시장에서 한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0.5% 수준에 불과하지만 장기적인 경기불황을 겪고 있는 미국시장에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며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농수산식품의 대미 수출액은 전년 대비 10.7% 증가한 6억6,000만달러였다. 2억달러를 달성한 1999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올해도 10% 이상 수출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의 몇 가지 사례는 현재의 시장상황이 우리에게 기회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첫 번째로 미국시장에서 건강ㆍ유기농식품에 대한 관심과 선호도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유기농식품, 글루텐 무(無)함유제품들이 쏟아지고 에스닉푸드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대형마켓들은 아시안 식품코너를 앞다퉈 설치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한국산 식품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는 한국식품이 이색적일 뿐만 아니라 건강과 다이어트에 좋다고 인식되기 때문이다. 1월에는 NBC '투데이쇼'에서 2013년 가장 핫(hot)한 트렌드 음식 7개 중 하나로 고추장을 선정했으며 2월에는 미셸 오바마 여사가 백악관 정원에서 키운 배추로 직접 담근 김치 사진과 요리법을 트위터에 올렸다. 며칠 전에는 음식전문기자 멜리사 클락이 개발한 깍두기김치가 뉴욕타임스에 소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둘째 한국 농수산식품이 현지 주류 마켓과 에스닉마켓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교민 밀집 지역 중심으로 형성됐던 한국식품시장이 최근에는 수백개의 체인점을 가지고 있는 홀푸드ㆍ코스트코 등의 유통채널에 힘입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김과 알로에주스는 전년 대비 30% 이상씩 성장해 각각 5,000만달러 수출품목으로 도약했고 이러한 품목의 현지시장 성공사례는 다른 품목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한국식품 수입업체 역시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300개가 넘는 체인을 가진 트레이더조스는 김치볶음밥ㆍ해초샐러드ㆍ비빔밥, 제주산 건조감귤, 건조 김치 등 신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히스패닉마트인 슈페리어에는 최초로 한국식품 전용매대가 지난해 설치되기도 했다.

FTA 활용 장기적 관점 현지화 나서야

셋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관세인하효과로 수출액이 증가했다. 김과 음료는 각각 6%, 리터당 0.2센트의 관세가 즉시 철폐됨에 따라 수출액이 각각 32.6%, 49.1% 증가했다. 김치 수출액 역시 11.2% 관세 즉시 철폐효과로 38.6% 증가했다. 20%의 높은 관세가 5년에 걸쳐 철폐되는 아이스크림의 경우 수출액이 25.8% 증가했고 향후 미국시장 점유율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 한국식품이 개척해야 할 미국시장은 넓고도 넓다. 세계 식품시장의 중심인 미국에서 성공한 품목은 곧 전세계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새롭고 개성 넘치는 시도로 전세계에 바람을 일으켰듯이 한국이 한미 FTA를 등에 업고 개성과 맛을 이용한 새로운 시도로 'K푸드 스타일'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제품 현지화에 더 많은 투자와 관심, 장기적 안목에 기초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기다. 한미 FTA 효과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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