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인수합병(M&A)을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소프트웨어업계에 최근 100억달러가 넘는 초대형 M&A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미국 소프트웨어업체인 오라클이 피플소프트를 103억달러에 인수했는데 이는 업계 M&A 역사상 최대규모다. 하지만 이 기록도 조만간 깨질 전망이다.
컴퓨터 보안업체인 시만텍이 스토리지업체 베리타스를 140억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만텍과 베리타스는 한달 이상 협상을 진행해왔으며 빠르면 이번주 중 최종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틈새시장을 겨냥한 소규모 합병만 이뤄지던 소프트웨어업계에 최근 초대형 M&A가 잇따르고 있는 것은 시장의 주도권이 기업에서 소비자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0년대만 해도 일반기업들은 정보기술(IT)시대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소프트웨어 구매에 열을 올렸고 그 결과 시장 주도권은 소프트웨어업체들이 장악했다.
하지만 인터넷붐이 시들해진 후 시장 주도권은 소비자들에게로 급속히 넘어갔고 소비자들은 더 싸고 조작이 간편한 제품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서 살아 남기 위해 소프트웨어업체들이 M&A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터내셔널 데이타의 크로포드 델 프레트 연구원은 “소프트웨어업체가 각각의 제품들을 판매하고 소비자들이 이를 통합해 사용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최근 M&A의 시사점은 업계가 통합 패키지제품에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