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도부 조기개편 전망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가 대한적십자사 총재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집권여당의 지도부가 개편될 전망이다.
徐대표가 적십자사 총재로 자리를 옮길 경우 이는 지난 21일 청와대 주례당무보고에서 전당대회가 8월말 개최로 확정된 이후 가시화돼 온 일련의 당 체제정비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무보고 이틀 뒤 권노갑(權魯甲)상임고문의 경선출마 결심이 알려졌고, 곧이어 정동채(鄭東采)대표비서실장의 기획조정실장 전보, 김한길 의원의 총재비서실장 내정소식이 흘러나왔다. 당 주변에서는 이같은 지도부의 연쇄적인 자리바꿈에 대해 權고문을 중심으로 한 동교동계 주류측이 최고위원 경선을 위한 전당대회와 그 이후까지를 내다본 당내사전정비를 본격 추진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민주당 박병석(朴炳錫)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당직개편에 관한 질문에 『대표 거취 문제는 내가 거론할 만큼 충분히 알지 못하며 거론할 입장도 아니나 중하위 당직 교체 문제는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영(朴晙瑩)청와대 대변인은 徐대표의 적십자사 총재내정 보도에 대해 일단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으나 『그 자리의 중요성 때문에 적합하고 비중있는 분으로 (서 대표가) 거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브리핑에 비추어 보면 徐대표 교체문제가 검토단계인 것으로 보이나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徐대표가 적십자사총재로 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徐대표도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며 통보받은 일 없다』며 백범기념관 건립기공식 참석을 위해 회의장을 뜨면서 『(나는) 행사에 참석해야 하니까 훌륭하신 두 분께서 회의를 이끌어 달라』며 좌우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던 김영배(金令培) 조세형(趙世衡) 상임고문을 가리키는 등 느닷없는 교체설에 못마땅한
심기를 표출했다.
당 주변에서는 비동교동계와 신진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여전히 徐대표가 전당
대회까지는 물론 그 후에도 유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이들은 당의 환골탈태를 주장하면서 최근 일련의 당내 흐름은 결국 동교동계 내
부의 주도권 경쟁의 부산물이라는 비판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황인선기자ISHANG@SED.CO.KR
김홍길기자91ANYCALL@SED.CO.KR
입력시간 2000/06/2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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