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KGI 못사도 딴곳 사겠다"

김기홍 수석부행장, 증권사 인수 의사 분명히 밝혀


국민은행이 증권회사를 인수해 증권업에 진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국민은행은 이를 위해 KGI증권 인수에 주력하되 실패할 경우 다른 증권사를 인수할 방침이다. 김기홍(사진) 국민은행 수석 부행장은 9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국민은행이 증권업 진출에 관심을 가질 만한 시점이 됐다”며 “매물로 나와 있거나 나올 수 있는 모든 증권사를 보고 있지만 현재 진행되는 건 KGI증권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부행장은 “어디를 살 것인지 정하지 않았지만 어떤 모양새의 증권사를 살 것인지는 정했다”며 “국민은행은 ▦자체적인 매매 수수료 절감 ▦투자은행(IB)업무 강화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를 할 수 있는 증권사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업은 미래 지향적ㆍ보완적 역할을 위한 것인 만큼 특정 증권사나 인수 시기에 집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서두르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은행은 KGI증권 인수를 위한 실사 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 부행장은 “지난 4일 실사를 시작했고 오는 23일 입찰을 한다”며 “입찰 참여 여부는 실사 후 최종 단계에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행장은 “국민은행 규모에 비해 KGI증권이 너무 작다”는 지적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증권 거래 채널이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전통 채널(지점)을 통한 부가가치는 그리 크지 않다”며 “국민은행 입장에서는 인수 대상 증권사의 지점이 많다는 게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행장은 “KGI증권이 입찰을 두 번이나 받는 등 불투명한 절차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매각절차 자체가 투명하지 못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최종 입찰 참여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KGI증권 매각 주간사인 라자드는 4월30일 솔로몬저축은행과 KTB자산운용컨소시엄ㆍ국민은행ㆍ개인PEF(사모투자회사) 등 세 곳을 1차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최종 인수협상 대상자는 6월 중순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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