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거래가 공개] 실거래가 살펴보니…

대형, 평당가 상승률 중소형 2배
비강남·소형아파트 등이 거래시장 주도
전문가 "철지난 통계로 시장혼란 부채질"



30일 건설교통부가 공개한 전국 24만2,000여가구의 아파트값 실거래가격을 보면 비강남권의 소형ㆍ저가매물이 가격상승을 주도해 실수요자들의 아파트 매수세가 가격급등의 도화선이 됐음을 반증하고 있다. 거래량은 지난 7월을 저점으로 증가하기 시작, 이사철인 9월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또 이번에는 지난 상반기 때와는 달리 전국에서 거래된 모든 아파트의 거래내역을 낱낱이 공개했는데 이는 통계 왜곡 우려를 불식시키고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겠다는 건교부의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거래가격 자체가 이미 2개월 정도 지난 통계인데다 실거래가와 호가간 격차가 별로 없다는 점을 재확인시켜 단기적으로는 기존 호가를 더욱 견고하게 받쳐주는 역효과만 낳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비강남ㆍ소형이 거래 시장 주도=건교부의 실거래가 공개는 최근의 집값 급등이 단순히 호가 상승에 그치지 않고 실거래가 뒷받침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가격상승이 수요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해 매수세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집값 상승을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서울 등 수도권 일대 매매거래는 7월 1만7,591건으로 급감했다가 8월에는 2만4,534건으로 회복됐으며 9월에는 4만2,085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9월 거래건수는 3ㆍ30대책 직전인 3월 수준보다 훨씬 늘어나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9월 한달간 전국 아파트 거래건수는 6만3,439건으로 8월까지 월평균 거래량(3만8,404건)의 2배에 달했다. 가격대별로도 3억원 이하 저가 아파트 매매 비중이 크게 늘어나 올 상반기 중 3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비율은 72.2%였지만 3ㆍ4분기에는 80.2%로 10%포인트나 높아졌다. ◇대형이 소형보다 더 올라=거래는 중소형 아파트가 주도했음에도 오히려 상승폭은 대형아파트가 더 높았다. 일단 3ㆍ4분기 집값 상승의 시발점은 중소형 아파트였다. 수도권 소형아파트의 평당 평균 매매가는 6월 627만원으로 저점을 기록한 후 ▦7월 655만원 ▦8월 670만원 ▦9월 703만원으로 뛰었다. 반면 중대형 아파트는 각각 7월과 8월에 저점을 통과해 소형아파트가 먼저 반등세로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가격 상승폭은 오히려 대형아파트가 소형아파트를 압도했다. 3ㆍ4분기 동안 대형아파트 평당 평균가격 상승률은 23.4%로 중소형(12.1~12.5%)의 2배에 달한 것. 중대형 아파트값 급등에 따른 보상심리가 소형아파트 가격 상승을 촉발시켰음에도 오히려 평형간 격차는 더욱 벌어져버린 셈이다. ◇‘철 지난 통계로 혼란’ 지적도=전문가들은 정부의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가 ‘거래시장 투명화’라는 정부 의도와는 달리 시장의 혼선만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거래가 발표가 실제 거래 후 2개월이나 지나 이뤄짐으로써 아무런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실거래가격이 정보제공업계가 제공하고 있는 시세와 큰 차이가 없어 “민간 정보제공업체 시세는 호가 중심으로 게재돼 신빙성이 없다”는 정부의 주장도 설득력을 잃게 됐다. 민간 정보제공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밝힌 3ㆍ4분기 실거래가는 ‘정확하다’는 점만 빼면 별다른 가치가 없는 데이터”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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