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日관광객 크게 줄어들듯· 백화점등 매출 감소 불가피

식품업체 수출 차질 우려… 제한적 매출 감소 불가피
생필품 판매 대형할인점은 일본인 구매 크게 늘기도

국내 소비재 및 유통업계도 일본 대지진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수출 차질과 일본관광객 감소에 따라 관련 산업의 매출이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 수출비중이 크지 않고 단기간 물류 부문에만 피해가 국한되고 있어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는 당장 오는 5월 초 일본 국경일이 몰려 있는 골든위크 기간 관광객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4월29일 일본 헌법기념일을 시작으로 5월8일까지 최장 10일 동안의 황금연휴 기간 국내 백화점을 찾는 일본 관광객들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 최근 몇 년 새 골든위크 기간 백화점 매출은 연휴 전보다 두자릿수 이상 늘었었다. 다만 롯데백화점ㆍ신세계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의 일본인 매출비중이 전체의 2~4%에 불과하고 최근 중국 관광객 숫자가 급증해 일본인 구매 규모를 앞지르고 있어 매출 감소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도 4월30일~5월2일이 중국 노동절 연휴여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일본 관광객을 감소를 상쇄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생필품을 파는 대형 할인점은 오히려 일본인 구매가 크게 늘었다. 지진이 일어난 11~13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외국인 매출은 지난 4~6일에 비해 12%나 늘었다. 이곳을 찾는 외국인 중 일본인 매출 비중은 70~80%에 달한다. 자국 사정을 고려해 국내에서 물건을 구입한 일본인들이 늘면서 즉석 조리식품과 라면이 각각 23%, 생수도 25%나 증가했다. 식품업체들도 거래처 피해에 따른 수출 차질이 우려된다. 다만 일본 수출 물량이 그리 크지 않아 심각한 정도는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CJ제일제당은 이달까지 종전 물량의 절반 정도만 수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진 피해 지역 내에 있는 코스트코 등 유통업체의 피해로 물량 주문이 줄어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주로 장류나 양념장을 월 평균 컨테이너로 40~50개 정도 수출한다"며 "이번 지진으로 당분간 20개 정도가 덜 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농심은 연간 4,000만달러 규모를 일본에 수출하는데 주로 거래처가 내륙이라 큰 피해는 없는 상황이지만 일부 수출 물량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피해 상황 집계 자체가 더딘 곳들도 수두룩하다. 양반김ㆍ양반김치 등을 연간 300억원 정도 일본에 수출하는 동원F&B는 지진 발생 나흘째인 14일에도 거래처와 연락이 잘 안 돼 애를 먹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 지사 피해는 없다"며 "다만 거래처 직원들이 출근을 거의 하지 않아 현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 소주와 막걸리를 수출하는 하이트진로그룹은 현지법인 진로재팬이 지진 피해지역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해 피해가 없다고 밝혔다. 국내 홈쇼핑업계는 장기적으로 일본상품의 구매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GS샵 관계자는 "일본 상품 확보에 차질이 예상되지만 주로 일본제품이 카메라 등 디지털 가전 제품 위주기 때문에 국산 등 대체 상품도 많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도 별다른 지진 피해를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올해 일본 온라인 쇼핑몰 진출을 준비 중인 롯데닷컴은 현지 사업 준비에 큰 타격을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택배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일본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대한통운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한통운은 일본 법인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현지 상황 파악과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한통운 일본 법인은 도쿄법인본부, 나리타 지사, 오사카 지사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재 특별히 지진 피해를 입은 것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통신장애가 좀 있지만 업무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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