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늘었다는데… 청년 실업률은 9.5%

3월 작년보다 47만명 증가 불구
15~29세 실업 13개월만에 최고


통계청이 13일 내놓은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전체 고용지표는 봄 햇빛이 따사롭게 내리쬐는 모습 그대로다. 하지만 유독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세대가 있다. 바로 청년층(15~29세)이다. 3월 취업자가 두 달 연속 47만명가량 증가하는 호조 속에서도 청년실업률은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9.5%까지 올라갔다. 3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6만9,000명 증가했다. 7개월 만에 가장 크게 증가했던 2월 증가폭과 같은 수준이다. 민간 영역인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20만8,000명), 제조업(19만8,000명) 등이 증가하며 탄탄한 회복세를 드러냈다. 고용시장이 나아졌다지만 청년층에게는 남의 일이다. 청년층 취업자는 오히려 전년동월 대비 3만7,000명 줄었다. 대졸자가 몰린 20대만 놓고 보면 8만6,000명이나 감소했다. 5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가 48만1,000명 늘어난 것과 극명히 대비된다. 실업자 수로도 3월 청년 실업자 수는 39만7,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1만7,000명 늘어났다. 정부는 실업자가 늘어나는 것 자체는 오히려 좋은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경기가 나쁠 때 취업 자체를 포기해 비경제활동 인구가 된 사람들이 경기가 나아지면서 구직의 문을 두드리고 이들 중 일부가 실업자가 되기 때문에 실업자 수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취업자와 실업자가 동반 증가하는 것은 경기회복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고용사정이 개선돼 노동시장 참여 인구가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문제는 청년실업으로 모아진다. 예년의 경우 청년 실업률은 대졸자들이 쏟아져 나오는 2월에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올해는 3월 청년실업자(39만7,000명)가 2월(35만7,000명)보다 오히려 4만명 늘었다. 대졸자 상당수가 일자리를 못 찾고 그냥 놀고 있다는 뜻이다. 통계청은 지방자치단체의 9급 공무원 채용시험 원서접수가 예년과 달리 3월에 몰려 실업자 수 집계가 늘어났다고 분석했지만 경기회복기에 청년실업이 늘어나는 전형적인 '고용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우리 청년실업률은 미국(17.2%), 프랑스(20.7%)보다 낮지만 일본(7.7%)이나 독일(8.6%)보다는 높아 선진국에 비해 결코 나은 상황도 아니라는 점에서 심각성은 더하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고용량이 증가하는데도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투자활성화 등을 통해 경제의 성장률을 높이지 않는다면 청년실업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