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타결 소식에 조흥은행 임직원들은 허탈해 하면서도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반면 신한지주측은 협상내용에 대한 평가나 전망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도 `대폭 양보론`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섰다. 조흥은행은 22일 임직원 명의의 성명을 통해 “그동안 고객 여러분께 크나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고객을 소중히 모시는 은행으로 환골탈태 하겠다”고 다짐했다. 조흥은행 명동지점 직원은 “허탈하지만 조합원들의 선택인 만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노조와 경영진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며 반발하고 있다. 본점의 한 직원은 “협상내용이 겉으로는 조흥은행이 실익을 챙긴 것으로 보이나 단서조항이 많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협상의 또다른 당사자인 신한지주 측은 감정 표출을 극도로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최영휘 신한지주 사장은 협상을 마무리 지은 뒤 기자간담회에서도 “우리 금융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킨 계기가 됐다”는 형식적인 말만 남겼다. 신한측은 정부에 대해서도 “조흥은행 노조원들이 민감한 상태이므로 합의문을 낭독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건의하는 등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신한지주는 그러나 이번 협상에서 조흥은행 노조에 너무 밀린게 아니냐는 지적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얼핏 보면 신한이 많이 물러선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합의 내용 가운데 독립경영과 고용보장 등의 내용은 의례적인 수준”이라며 “신한지주가 일방적으로 양보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홍길기자 wha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