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액션도… 코믹도… 뭔가 부족한 '홍길동의 후예'

굵직한 액션신 돋보이지만 눈높이 높아진 관객 충족하기엔…
이범수 몸매·김수로 카리스마 볼 만… 이시영 코믹연기 압권


26일 개봉한 영화 <홍길동의 후예>는 조선시대 의적인 홍길동의 후손들이 현대 사회에서도 의적으로 살아간다는 설정으로 펼쳐지는 코믹 액션 영화다. 영화 <가문의 위기> <가문의 부활> 등 시리즈와 <원스 어폰 어 타임>으로 관객들의 배꼽을 빼는 특별한 재주를 과시한 정용기 감독은 '한국판 토종 히어로물'이라는 장르를 내세우며 코믹과 액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를 드러낸다. 홍길동 가문의 18대손 홍무혁(이범수)은 낮에는 학생들의 인기를 한 몸에 지닌 고등학교 음악 교사지만 저녁에는 악인들의 재산을 털어 ARS로 기부하는 의적이다. 홍무혁의 아버지(박인환), 어머니(김자옥)도 겉으로는 평범한 인물이지만 이들 가족은 각자 영역을 나눠 의적 활동을 함께 펼쳐 나간다. 홍무혁은 겉으로는 성공한 경제인이지만 온갖 추잡한 짓으로 검은 돈을 모은 이정민(김수로)의 돈을 훔치는 데 성공한 뒤 청렴한 검사인 송재필(성동일)의 수사 물망에 오르고, 이정민도 자신의 재산을 노리는 홍무혁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혈안이 된다. 홍무혁은 이정민의 정보를 빼내주던 정보원이 자신 때문에 죽임을 당하자 죽자 사자 자신을 따라 다니는 약혼녀 송연화(이시영)에게 이별을 고한 후 의적 활동에 전심을 다하려 하는데…. 토종 히어로 무비를 표방한 만큼 <홍길동의 후예>에는 굵직한 액션신이 몇 차례 등장한다. 히어로 홍무혁으로 등장하는 이범수는 암벽 등반신에서 수개월의 훈련으로 만든 초콜릿 복근 몸매를 과감히 드러내는가 하면,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연화의 납치신에서 수차례의 고공 점프를 선보이며 야마카시 액션 실력을 과시한다. 주연배우의 피나는 노력은 전달되지만 할리우드 히어로물에 눈높이가 높아진 관객들을 만족시키기에는 허전한 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영화의 웃음 축은 악역으로 설정된 이정민으로 등장한 김수로와 성동일, 이시영이 담당했다.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을 수놓은 300만 원대의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등장하는 김수로는 인상 깊은 악인의 카리스마를 선보이지만 기존 김수로표 코믹 연기를 놓치고 싶지 않은 연출자의 과욕 탓인지 후반부로 갈수록 캐릭터의 성격을 모호하게 만드는 우를 범했다. 정용기 감독의 전작 <원스 어폰어 타임>에서 주연 배우들보다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치며 코믹 명콤비로 떠올랐던 성동일과 조희봉은 검사와 경찰이라는 근엄한 직업 때문인지 웃음의 강도가 기대에 못 미친다. 이범수와 일명 고무줄 키스신을 선보이며 좌충우돌하는 약혼녀 송연화 캐릭터를 연기하며 극에 활력을 불어 넣은 이시영의 코믹 연기는 단연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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