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나ㆍAIG생명 등 외국계 생명보험회사들의 사업비 책정액이 국내 생보사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비는 보험료에 전가될 뿐 아니라 쓰고 남은 사업비는 고스란히 보험사의 이익(비차익)으로 잡힌다는 점에서 외국사들의 과도한 사업비가 소비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생보사 종신보험의 ‘예정사업비지수’를 집계한 결과 외국계 생보사들의 예정사업비지수가 대부분 10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정사업비지수란 각 상품에 포함된 예정사업비 규모를 업계 평균(100%로 설정)과 비교한 것으로 보험상품에 포함된 예정사업비의 사별 격차를 확인할 수 있다.
예정사업비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미국계 생보사인 라이나생명으로 127%였으며 AIG생명이 120.2%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PCA(117.9%)ㆍING(114.5%)ㆍ메트라이프(111.1%)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생보사의 예정사업비지수는 대부분 100% 미만으로 생보업계 ‘빅3’의 경우 삼성 88.7%, 대한 86.9%, 교보 89.8%로 조사됐다. 외국계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종신보험처럼 장기 상품에 가입한 계약자는 전문설계사가 평생관리를 해야 하는 만큼 이에 상응하는 수당수수료를 설계사에게 지급하기 위해 예정사업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과는 달리 외국사들은 설계사의 이직이 심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이에 따라 계약관리 상태가 수준 이하인 경우도 적지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정사업비지수가 가장 높은 라이나생명 설계사의 13월차 정착률(전체 설계사 중 1년 이상 활동한 설계사 비율)은 26.7%, AIG생명도 37.2%로 업계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13회차 유지율(가입 후 1년이 지난 후에도 유지된 계약비율)도 라이나 52.5%, AIG 78.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계사들이 이직이 잦고 보험계약도 쉽게 해지된다는 의미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생보사들이 보험료에 예정사업비가 너무 많이 책정한다는 판단에 따라 다음달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