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일본대사가 아베 총리의‘침략 망언’을 비판한 워싱턴포스트(WP)의 사설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다.
사사에 켄이치로(佐佐江賢一郞) 미국 주재 일본대사는 1일(현지시간) 최근 과거사 논쟁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이미 깊은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사사에 대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독자 투고’(Letter to the Editor)에서 “일본 정부는 깊은 후회와 진정한 사과의 뜻을 밝혔고, 2차 세계대전 희생자에 대한 진실한 애도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최근 이런 (후회와 사과의) 뜻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의중을 완전히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일본 정부는 항상 역사를 정면으로,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런 노력은 역사의 개별적 사실을 조사하는 역사학자나 지식인들이 이룬 성과에 의해 촉진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사사에 대사는 “한국과 다른 이웃국가들은 일본의 소중한 파트너”라면서 “일본은 책임있는 민주국가로서 이웃국가들과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이날 사사에 대사의 기고문과 함께 버지니아주 비엔나에 사는 한 일본인의 ‘과거사 반성’ 독자 투고문을 나란히 게재했다.
일본에서 태어난 60대라고 자신을 소개한 유키 헤닌저 씨는 “우리는 일본이 원자폭탄의 희생자일 뿐 원폭을 초래한 전쟁의 핵심 가해자라는 사실은 배우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곳에서 중국인, 한국인, 필리핀인 등을 만나면서 다른 나라들이 일본의 전쟁 때 저지른 행위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면서 “그러나 불행하게도 일본에 사는 나의 동시대인들이나 언론은 이런 이슈에 대해 반성하는 것을 꺼리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사는 내 일본 친구들과 나는 일본이 세계 다른 나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27일 아베 총리의 침략 발언에 대한 비판 사설이 실린 직후 워싱턴포스트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이에 대한 찬반 격론이 벌어지면서 지금까지 370여명이 댓글을 달았다.
특히 이 가운데는 극단적인 우익 성향의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의 ‘망언’도 적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 네티즌은 “한국 국민은 개고기를 먹고 베트남전에서 현지 여성을 성폭행한 열등한 사람들이고, 중국 국민은 공산당의 노예들”이라면서 “한국과 중국 국민은 일본에게 사과를 요구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다른 네티즌은 “이곳에 댓글을 쓰는 일본인들은 너무 비이성적”이라면서 “누구도 이들의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 것”이라고 비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