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비상경영으로 위기 돌파를"

롯데 사장단회의서 불안정한 글로벌 시장 대응 주문


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전사적인 비상경영 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유럽발 재정위기의 확산으로 하반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비상경영을 통한 체질 강화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판단에서다.

롯데그룹은 28일 신 회장이 롯데백화점 평촌점에서 열린 그룹 사장단회의에서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전 계열사가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갈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의 국내외 48개 계열사 대표와 그룹 정책본부 임원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에서 신 회장은 "지난 몇 년간 롯데는 국내외 대형 인수합병(M&A)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다"고 평가하고 "하지만 지금은 극도로 불안정한 경제상황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런 불확실한 시대에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도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에는 어떤 상황이 우리에게 닥칠지 예상할 수 없는 만큼 방심하지 말고 최악의 상황(Worst case)에서 모든 것을 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신 회장은 계열사 대표들에게 즉시 비상경영 시스템을 구성하고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또 원가ㆍ비용 절감계획을 수립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강력히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신 회장은 주요 프로젝트 검토시 정확한 투자심사분석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투자심사분석은 의사결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재차 강조하고 주요 프로젝트 투자시 단계별 투자계획을 세워 잘못된 결정이라고 판단될 경우 언제든지 빠져나올 수 있는 '탈출(Exit) 플랜'도 함께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해외 사업에 있어 모기업의 책임경영과 현지화 조기정착으로 안정화 기반을 조성해줄 것을 주문했다. 해외에 진출한 식품회사는 적극적으로 선도 상품을 육성하고 유통회사는 상품 구색과 통합 매입 비중을 대폭 개선해달라고 강조했다. 또 석유화학회사는 공장 가동률과 생산효율을 올릴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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