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까지 겹쳐… “가을·추석특수 무색” 상인들 울상엘니뇨 현상에 따른 이상기후로 올 추석 의류 판매에 비상이 걸렸다.
28일 도매의류시장인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 등에 따르면 예년의 경우 휴가철이 끝나면 곧바로 추석을 겨냥한 가을의류 도매에 돌입했으나 올해는 처서가 지나고도 낮기온이 30도를 유지, 더위가 가시지 않고 있어 가을 의류가 거의 팔리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불황으로 가뜩이나 소비가 위축된데다 명절 매기까지 부진하자 시장 상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남대문시장 의류 상가들은 서서히 가을의류를 선보이고 있으나 워낙 날씨가 덥다보니 여전히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름상품 할인판매만 성행하고 있다. 아동복 상가의 경우 추석, 설 등의 명절이 입학시즌 다음 가는 대목이나 가을상품 매기가 워낙 없어 대부분의 점포들이 가을상품은 일부 전시만 해놨을 뿐 여름상품 떨이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남대문시장주식회사 관계자는 『9월12일께부터 귀성행렬이 시작되기 때문에 지방 소매상인들이 10일 무렵까지만 올라온다. 그렇게 따지면 실제 영업할 수 있는 기간이 불과 열흘 남짓 밖에 안 남았는데 날씨가 무더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동대문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의류상가인 「아트프라자」 관계자는 『해가 갈수록 가을시즌이 짧아져 추석이나 가을상품 매기가 줄어들고 있지만 올해는 고온으로 인해 사정이 더 나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시장 상인들은 올 가을상품의 경우 추석 판매는 포기하고 대신 추석 이후 매기나 기대해봐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화점·의류전문상가 등 소매상들도 이상고온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9월초에도 이상고온이 계속될 경우 매장에 입점한 가을의류판매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올 추석판촉을 준비하고 있는 의류소매상들은 기상청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가을의류 구매량을 조절하는 등 비상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의 한 의류바이어는 『올 추석이 예년보다 이르고 고온현상이 빚어져 판촉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이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