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포커스] 침체기 공격 전략 지방은행

부산은 광주… 전북은 수도권… 대구는 부·울·경 점포 급속 확장중
거점지역 벗어나 먹거리 찾기… 해외진출 속도도 시중銀 넘어


지방은행들의 공세가 무섭다.

일부 시중은행은 지난 분기에 적자를 내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침체기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방은행들은 거점 외 지역에 도리어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대구은행은 경남은행의 본거지인 김해에 점포를 열었고 부산은행은 이달 중 광주영업소에 거점점포를 낼 계획이다. 전북은행은 일찌감치 서울에 10여곳이 넘는 점포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지방은행 관계자들은 거점 외로 나가는 모습은 동일하지만 부산·대구·전북은행 각각의 셈법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지난 9일 경남 김해에 점포를 내면서 본연의 거점인 대구·경북(총 240개)을 제외하고 서울·부산·울산·경남 등에 12개의 점포를 갖게 됐다.

대구은행은 경남은행 인수 불확실성 때문에 거점 외 지역의 점포 확장을 미뤄왔는데 불확실성이 제거되자 지방은행 신성장 동력의 일환으로 대구·경북 지역 대비 조선·철강 사업장이 많은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려는 모양새다.

박인규 DGB금융그룹 회장 겸 대구은행장은 "경남은행 인수 전 불확실성으로 부산·울산·경남 지역 진출이 다소 주춤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앞으로 시장이 괜찮은 김해·울산 등에 지점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남은행을 인수하게 된 부산은행도 이달 내에 전라남도 광주에 지점을 낸다.

현재 부산 외 지역에만 46개(총 264개)의 점포가 있다. 똑같은 역외 진출이기는 하나 셈법은 대구은행과 다소 차이가 있다. 부산은행은 부산 출신 호남 지역 기업인 내지 호남 출신 부산 지역 기업인들에게 서비스 편의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지점을 설립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정충교 BS금융그룹 본부장은 "부산 지역에 먹거리가 없어서 지점 외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부산을 연고로 하는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진출하는 것"이라면서 "인천 남동공단의 경우 여신이 1년 만에 870억여원 취급되는 등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은행은 하반기에 세종시 내지 대전광역시에 점포를 낼 계획이며 앞으로도 지점이 없는 광역시 위주로 한두 곳의 점포를 열 예정이다.

전북은행은 지난 5월 말 기준 총 점포 수 95개 중 서울·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만 23개의 점포를 갖고 있다. 비율로만 따지면 24%가 넘어 전북은행 점포 네 곳 중 한 곳은 전북 외 지역에 있는 셈이다. 전북은행의 경우 지역 특성상 제조업이 없어 기업금융이 힘들고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어 소매금융 성장에 한계가 있어 역외로 나오는 것만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전북은행은 추가로 수도권 내에 추가로 점포를 낼 계획이다.

해외 진출과 인수합병(M&A) 등에서도 대형 시중은행을 능가한다.

BS금융은 중국 진출 이후 이미 손익 분기를 넘어섰고 경남은행 인수 등 세 확장 속도가 가파르다. 전북은행 역시 우리캐피탈에 이어 광주은행까지 품에 안으며 '저축은행 같은 지방은행'이라는 이미지에서 확실히 벗어났다.

박인규 회장도 "상하이 지점을 중심으로 베이징과 베트남 진출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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