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조선수주 부진이 이어지면서 업계에 장기불황에 대한 위기감이 일고 있다. 업계는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선사들의 관망」, 「일시적 현상」 등의 이유로 기대감을 잃지 않았으나 3월들어까지 부진이 이어지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국내 조선수주는 지난달 13척에 13만T으로 척당 평균 1만T에 그쳐 올 1·4분기 전체로는 82만8,600T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85.7% 수준.
수주가 부진한 이유는 발주량이 줄어든 가운데 수주경쟁이 심화된데다 선가하락으로 업체들이 선사들이 발주를 늦추고 있기 때문이란 것이 표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 이같은 부진은 올해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불황의 시작이 아니냐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업계는 그 근거로 외국선사들이 전략적 제휴를 강화, 과거와 같은 선대 대형화경쟁을 자제하고 선박보유를 크게 줄이고 있는 점을 들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해 세계 금융위기를 계기로 선가가 15~30% 가까이 하락하고 있는 점도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세계 조선 발주량은 2천673만8천T으로 전년도의 3천648만T에 비해 1천만T 이상 감소했으며 올해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세계적인 조선관련 신문사인 로이드사의 전망도 이같은 우려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조선협회 최인호이사는 『지난해까지 수주를 많이 해 남은 일감(수주잔량)은 많아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올해 일감이 줄어들 경우 내년 하반기부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성급한 판단』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세계 수요가 줄어도 일본과의 경쟁 등의 변수가 있기 때문에 국내 조선수주가 계속 감소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세계적인 수요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과의 한 판 승부가 국내 조선수주의 명암을 가를 전망이다. /민병호 기자 BHM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