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3,900억 손실 입었지만 '희망' 을 봤다"

박영태 쌍용차 공동관리인 서울경제 단독 인터뷰
달라진 직원들의 눈빛
협력사와 진정한 상생
노사관계 정립등 수확

SetSectionName(); "쌍용차, 3,900억 손실 입었지만 '희망' 을 봤다" 박영태 쌍용차 공동관리인 서울경제 단독 인터뷰달라진 직원들의 눈빛협력사와 진정한 상생노사관계 정립등 수확"측근도 모르게 노조지부장과 수시 새벽 통화주요시설은 훼손되지 않아 조기 정상화 가능" 심희정 기자 yvette@sed.co.kr 박영태 쌍용자동차 공동 법정관리인은 77일간의 쌍용차 파업이 종료된 지난 6일 자정이 넘어서 집에 들어갔다. 그는 7월20일 경찰의 공장 진입 이후 줄곧 사무실에서 노루잠을 잤다. 그러나 그의 단잠도 이날이 마지막이다. 다시 밤잠을 설치며 쌍용차 회생방안을 짜고 금융기관ㆍ정부 등 도움이 될 만한 곳이라면 어디라도 찾아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7일 박 관리인의 전화통화 목소리에는 ‘희망’이 묻어 있었다. 평택공장을 지켜온 그는 서울로 올라와 산업은행 관계자들과 만났다. “오늘 두세 군데 은행을 만납니다. 자금 문제가 어느 정도 정리될 때까지 직접 뛰어 다닐 것입니다. 정부에 계신 분도 만나고요. 과천 관계자와는 어젯밤에 통화했는데 오늘 여러 가지 얘기가 있는 것 같네요.” 박 관리인은 두 달이 넘는 극한대치 속에서 3,900억원의 금전적 손실을 봤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세 가지를 꼽았다. 먼저 직원들의 의식변화다. 박 관리인은 파업기간 중 단 한번 생산팀 부ㆍ팀장들과 소주잔을 기울인 적이 있다. 거기서 달라진 직원들의 눈빛을 봤다고 했다. ‘왜 일찍부터 회사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희생하지 않았을까. 원칙을 지키라고 외치지 못했을까’라는 직원들의 절절한 안타까움이 이제 회사를 살리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믿음과 신뢰를 기반으로 협력업체와 진정한 상생 관계를 다지게 된 것도 큰 수확이다. 기형적인 노사관계도 바로잡을 수 있게 됐다. 박 관리인은 “과거에는 노조 간부들이 인사권을 쥐고 있다고 할 정도로 노조가 치외법권 지역이었지만 이제는 원칙과 신뢰 속에서 관계가 새롭게 정립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오는 10일부터 시설점검에 들어가 공장 정상화를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다. 곳곳이 화재로 훼손됐지만 다행스럽게도 생산설비나 도장공장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지 않았다. 박 관리인은 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에게 “파업을 하더라도 시설에 손을 대면 명분을 잃게 된다”고 누차 강조했다. 박 관리인은 조업만 재개되면 판매망과 해외 수출선을 다시 추스르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자신했다. 판매망은 파업 전후를 비교해 예상보다 크게 줄지 않아 140곳이 남아 있다. 영업팀은 이미 오래 전부터 여러 차례 대책회의를 열어 파업종료 이후를 대비해왔다고 전했다. 파업으로 6월에 종료된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혜택을 받지 못한 점에 착안, 정부에 3개월가량 쌍용차에 한해 한시적 특혜를 요청해놓은 상태다. 해외 딜러들과도 수시로 e메일을 통해 언론의 왜곡보도를 바로잡고 현황을 상세하게 설명해왔기 때문에 생산만 재개되면 곧 서유럽부터 수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가 노사 합의를 통해 사태해결을 이끌어낼 때까지 공식 대화는 세 차례에 불과했다. 하지만 실제로 77일간의 파업기간 중 3분의1가량은 물밑접촉을 통해 대화를 이어갔다. 박 관리인은 측근들도 모르게 한 지부장과 수시로 통화를 했다. 통화는 모두가 잠든 새벽1~2시에 이뤄졌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문자 메시지로도 의사를 전달했다. 대타협의 실마리도 이 두 사람이 이끌어냈다. “3일부터 지부장과 물밑대화를 했는데 6일로 최종일을 정한 것은 4일 오후였어요. 최종 통보도 실무자들에게 협상시간 3시간 전에야 밝혔습니다.” 박 관리인은 인터뷰 도중 몇 차례나 협력업체로 구성된 협동회에 눈물겨운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매번 곧 끝나니 조금만 참아달라고 했지만 막판에는 할 말이 없어 파산신청을 해야겠다며 악영향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워하는 그들에게 ‘그냥 하시라’고 정중히 말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6일로 협상일정이 잡혔지만 또 거짓말쟁이가 될까 싶어 협상 시작 5분 전에야 대화를 재개한다고 알렸다는 말도 덧붙였다. 오랜 기간 지속돼온 쌍용차와 협력업체의 관계는 중국 상하이차가 대주주로 오면서 소통부재로 소원했었다. 중국 경영진이 원가절감에 급급해 모든 계약은 단기 계약에 그쳤고 이에 따라 협력업체는 그저 부품만 공급하는 단순 공급자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터지면서 협력업체들은 적극적으로 나서 공장 정상화를 염원했고 단결했다. 박 관리인은 “공동운명체라는 공감대 속에서 기술지원과 인적교류, 원가절감 노력도 함께 할 계획”이라면서 “함께 노력하고 이익도 나누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0분간 이어진 전화 인터뷰를 “회사를 정상화시키는 과정에서 좋은 소식을 많이 전하겠다”는 말로 갈음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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