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대우인터 새 주인 되나

입찰가 롯데 앞질러 우선협상자 가능성 커져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의 새로운 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마감한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서 포스코는 매각대상 지분 전량에 대해 3조4,000억원선을 제시한 반면 롯데그룹은 3조2,000억원선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비가격적 평가요소에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두 기업의 입찰 가격 차이가 2,000억원가량으로 벌어짐에 따라 포스코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 매각주체 측은 이르면 오는 14일, 늦어도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상세실사 과정을 거친 뒤 7월까지 매각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7일 종가 기준 대우인터내셔널의 시가총액은 약 3조5,700억원으로 이 중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출자전환주식 공동매각협의회가 보유한 68.15%의 가치는 약 2조4,300억원. 포스코는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매각 대상 주식 가치의 약 40%를 얹어주겠다고 나선 셈이다. 반면 롯데는 30% 정도가 적당한 경영권 프리미엄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매각주체 측은 평가에서 가격 부문과 비가격 부문의 배점비율을 68대32 정도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가격적 평가요소는 인수 후 육성 계획,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사회 기여도, 윤리성, 재무건전성 등이 주요 항목으로 롯데와 포스코 모두 최고점 또는 그에 육박하는 점수를 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더구나 매각주체 입장에서도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에 대해 어느 쪽의 손을 쉽게 들어주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결국 승부의 분수령은 인수 금액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인수전은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사내외에서 경영능력을 다시 한번 평가 받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올해는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가시적인 평가를 내겠다"면서 "대우인터내셔널이 최우선 대상"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 건이 정 회장에게는 경영능력의 시험대로 작용했고 이에 따라 포스코가 배수의 진을 치고 대응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을 통해 원료 도입, 제품 수출 등 '철강 본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자원개발, 광산 등 투자사업에서도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한편 롯데그룹 측은 "뚜껑이 열리기 전 입찰 정보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뚜렷한 의지를 갖고 신중하게 임한 만큼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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