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최근 에너지 가격의 상승을 부추기는 투기세력을 강력 제재할 것임을 시사했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규제당국이 에너지 선물시장의 투기자본을 강력히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보도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전날 성명에서 “CFTC는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상품의 선물거래를 규제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공청회를 이달 안에 열 것”이라고 밝혔다.
겐슬러 위원장은 이어 “CFTC가 이 자리에서 에너지 시장에도 선물거래의 상한을 설정하는 방안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곡물시장의 거래자가 상품을 매입할 때는 투자금액의 상한을 제한하고 있지만 에너지 시장에는 자체적으로 상한을 설정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또 그는 헤지펀드 등이 해외시장 거래를 통해 보유한 상품에 대해서도 CFTC에 보고하도록 규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FT는 미 정부의 강력한 규제 방안은 최근 에너지 시장의 가격 상승이 투기자본의 무분별한 유입 때문이라는 인식이 공유된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런 도건 상원의원이 “CFTC의 규제방안은 긍정적인 첫 걸음”이라고 환영하는 등 의회도 정부의 규제방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영국과 프랑스 정상들도 뜻을 같이했다. 고든 브라운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글을 올려 “각국 정부는 극도로 변동성이 심한 유가를 잡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WSJ은 특히 두 정상이 주요 8개국(G8) 확대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입장이 공유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