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8일 발표한 `11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는 소비심리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으나 그 속도는 답답할 정도로느리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는 양극화 현상으로 서민들의 체감경기가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분석된다.
경제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실질소득과 취업자 수 증가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소비심리의 빠른 회복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느린 속도는 회복의 지속성을 담보한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없다는 분석도 있다.
◇ 소비심리 회복속도 느리다 경기에 대한 소비자기대지수는 11월에 98.5로 3개월째 올랐으나 여전히 기준선인 100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점이 이번 통계에서 주목됐다.
소비자기대지수는 6개월 후의 경기.생활형편.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주관적 평가로, 지수가 100이면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사람과 그렇지 않다고 보는사람의 수가 같다는 뜻이다.
따라서 수출, 주가, 경기전망 등에서 긍정적 신호가 많았던 11월에도 부정적 전망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이 긍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보다 훨씬 많았다는 것은 체감경기 회복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기대지수의 세부 항목 가운데 내구소비재구매 지수가 90.0으로 전월의 90.
1보다 떨어졌고 외식.여가.문화 지수는 89.8에서 89.5로 하락한 것도 향후 소비경기회복을 낙관할 수는 없다는 신호에 해당된다.
아울러 월평균 300만∼399만원 소득자의 기대지수는 102.6으로 전월의 103.5보다 떨어져 지난 7월 이후 4개월만에 하락했고 400만원 이상 소득자의 기대지수도 105.0에서 103.3로 내려와 3개월만에 고개를 숙였다.
◇ 회복속도 왜 느린가 소비심리 회복이 느린 것은 양극화로 인해 가계수입이 늘어나는 가구가 많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년 전과 비교해 현재 가계수입의 변동을 나타내는 가계수입평가지수는 11월에89.4로 전월의 89.2에 비해 0.2포인트 늘어나는데 머문 것은 이런 양극화 현상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가계수입이 1년 전보다 증가했다는 응답이 18.5%로 전월의 19.2%에 비해 줄어들고 저축이 6개월 전에 비해 늘었다는 답변도 13.6%에서 12.7%로 감소한 것도 같은맥락으로 풀이된다.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생활형편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는 전월보다 0.8포인트 오른 86.8로 나왔으나 기준선인 100에는크게 미달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서민들의 체감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기 때문에 지수도 천천히움직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회복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전문가들 "완만한 소비회복" 전망
경제 전문가들은 소득과 고용을 감안하면 소비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것으로 내다봤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지만 향후 소비 회복은 완만한 추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도 실질임금과 취업자수가 올해보다 뚜렷하게 나아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가계부채 조정의 소비에 대한 영향도 중립적 수준에 머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심리 회복이 지난 1분기처럼 가파르지 않고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는 회복세가 지속된다는 의미로 해석될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고소득층에 이어 중산층의소비심리도 회복되고 있어 전체적으로 소비의 회복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철주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은 "소비심리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며 "소득이늘어나는 만큼은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