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연구·인격 형성등 대학 본연 역할에 충실해야"

하버드大 첫 여성 총장 파우스트


371년 역사를 가진 하버드대학 첫 여성 총장인 드류 길핀 파우스트(60)가 취임사에서 대학 본연의 학문적 가치를 강조함으로써 실용성을 앞세우고 있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교육정책을 비판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파우스트 신임 총장은 전날 열린 취임식에서 “대학의 본질은 과거와 미래에 대해 유일하게 책임을 지는 것이지 현재에 책임을 가지는 것이 아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대학이 다음 분기에 나타날 결과나 졸업 때까지 학생들이 어떤 모습의 사람이 되느냐를 다루는 곳이 아니라 일생을 형성하고 수천 년의 유산을 후세에 전하는 동시에 미래를 결정하는 배움을 위한 곳”이라고 역설했다. 또 20세기 초 미 흑인사회를 대표하는 지성인 W E B 듀보이의 말을 인용해 “교육은 사람을 목수로 만드는 것이라기보다는 목수를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대학이 소수의 엘리트에게만 제한되곤 했지만 지금은 소수가 아닌 다수를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말로 대학 구성원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뜻임을 내비쳤다. 그의 이런 견해는 전통의 수호자이자 과학자와 철학자들의 장소, 배움과 지식이 추구되는 곳이라는 대학의 전통적인 역할을 옹호한 것으로 대학의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는 부시 행정부의 교육정책에 분명한 반대입장을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이날 취임식에는 로런스 서머스 전 총장과 총장대행을 맞아온 데릭 복 전 총장, 닐 루덴스타인 전 총장 등이 참석했다. 파우스트 신임 총장은 여성비하 발언 논란 등으로 사임한 서머스 전 총장과 포옹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역사학자인 파우스트 신임 총장은 하버드대학의 첫 여성 총장, 72년 사망한 찰스 촌시 총장 이후 하버드대에서 학위를 받지 않은 첫 외부총장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브린모어칼리지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수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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