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무대를 누비는 외교관에 대한 반기문 장관의 꿈은 고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지난 62년 고교 3학년생으로 재학할 당시 미국 적십자사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한 반 장관(괘선 표시)이 미 백악관에서 케네디 대통령을 보며 웃음짓고 있다. |
|
[潘외교 UN총장 사실상 확정] 반기문 누구인가
성실·매너에 안으론 '독기'…'외유내강강'형 워커홀릭고교때 영어웅변서 입상 케네디 만난후 외교관 꿈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국제무대를 누비는 외교관에 대한 반기문 장관의 꿈은 고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지난 62년 고교 3학년생으로 재학할 당시 미국 적십자사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한 반 장관(괘선 표시)이 미 백악관에서 케네디 대통령을 보며 웃음짓고 있다.
지난 62년 충주고 재학 시절 영어에 미쳐 있던 반기문은 미국 정부가 주최하는 영어 웅변대회에 도전해 입상에 성공, 부상으로 그 시절 모든 사람의 꿈이었던 미국을 구경할 기회를 갖게 된다. 그리고 대회를 주최한 미국 적십자사의 주선으로 존 F 케네디 당시 미국 대통령을 접견한다. 그 자리에서 그는 서슴없이 자신의 장래 희망은 외교관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당시를 회상하면서 “케네디 대통령을 만났을 때 외교관의 꿈을 다졌다”고 말한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외모는 지극히 부드럽다. 미소 띤 얼굴과 신사다운 행동은 어린아이를 연상시킬 정도다. 하지만 내면은 끔찍할 정도로 독하다. 일로 시작해 일로 끝나는 전형적인 워커홀릭이다. 그에게는 휴가라는 단어도 없다. 일요일 출근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며 새벽부터 밤까지 일하는 게 몸에 배어 있다. 미국과 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 출장의 경우 시차를 감안, 이동하는 시간에 비행기에서 숙박하는 일정을 잡는 게 다반사다.
부하 직원들을 질책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워낙 철두철미해 부하 직원이 대충 보고하려다가는 당황하기 일쑤다. 하지만 워낙 부드러운 어법을 사용하다 보니 그와 30분만 독대하고 나면 ‘반기문 팬’이 된다고 한다. 한 지인은 “반 장관만큼 일에 대한 집념이 강한 사람도 드물다”고 평했다. 그래서 그에게는 ‘외유내강강(外柔內剛剛)’형이란 말이 딱 어울릴지도 모른다.
반 장관이 꿈꾸던 외교관의 길에 들어선 것은 70년 5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 제3회 외무고시에 합격하면서부터다. 40년 가까운 외교관 생활이다. 고시 출신이지만 그에게는 ‘기수’ 개념이 그리 크지 않는다. 특유의 성실함으로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서 신뢰를 얻은 탓이다.
관운도 무척 좋았다. 그만큼 화려한 이력을 쌓은 인물을 찾기 어려울 만큼 요직을 두루 거쳤다. 외무고시에 차석으로 합격해 수석으로 연수를 마쳤다. 주미대사관 정무공사,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차관을 거치면서 미국과 대북정책을 조율한 경험이 풍부하다. 94년 북핵 위기 때는 주미 정무공사로 한미간 대북정책 조율의 실무책임을 맡았고 제네바 북핵 합의를 이끌어내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영삼 정부 때는 차관보, 청와대 의전수석비서관, 외교안보수석비서관 등 핵심 요직을 맡았다. 김대중 정부 때 오스트리아 주재대사로 부임해 잠시 소외된 적이 있지만 차관보ㆍ차관 등의 요직과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과 외교보좌관을 거쳐 참여정부의 두 번째 외교통상부 장관 자리에 올랐다.
이력 가운데 특이한 것은 초보 외교관 시절부터 UN 업무를 많이 맡았다는 점. 주UN 1등 서기관, UN 과장 등을 역임했다. 2001년 한승수 외교부 장관과의 인연은 그가 UN 사무총장에 다가선 원동력이 됐다. 2001년 당시 한 장관이 겸임했던 56차 UN 총회의장의 비서실장에 발탁된 것. 이때 UN 사람들과 친해질 계기를 얻었다.
그의 성향은 외교관답게 보수적이다. 그의 인사 방식은 거의 연공서열식이다. 워낙 성실하고 꼼꼼한 탓에 자질구레한 일도 다 챙겨 ‘반주사’ ‘반대리’라는 촌평도 뒤따른다.
부인 유순택씨와는 충주고 시절 부인이 다니던 충주여고간의 학생회장단 간부 교류로 만났다. 슬하에 1남2녀를 두고 있는데 둘째 딸은 UN아동기금(UNICEF) 직원으로 케냐에서 일하고 있다.
프로필
▦충북 음성(62) ▦70년 외무고시 3회 ▦서울대 외교학과 ▦외교부 미주국장 ▦외교부 외교정책기획실장 ▦청와대 의전ㆍ외교안보수석 ▦주오스트리아대사 ▦외교부 차관 ▦청와대 외교보좌관
입력시간 : 2006/10/03 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