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5월 14일] 일자리 창출 고삐 늦춰서는 안 된다

지난 4월 실업자 수가 93만3,000명으로 3월에 비해 1만9,000명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취업자 감소폭도 진정세를 보였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일자리 나누기가 부분적으로나마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9월 72만2,000명이었던 실업자 수는 지난 6개월간 꾸준히 늘며 3월 95만2,000명에 달해 100만명을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명목상 실업자는 100만명을 밑돌고 있지만 계속 늘어나는 구직단념자와 취업준비생 등을 포함하면 실제로 우리 사회의 무직자는 300만명을 훨씬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생산가능 인구 7명 가운데 1명이 백수 상태인 셈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 정책은 물론 노사협력이 절실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나 실업 문제는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하반기에는 실업자가 90만명 이하로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나 문제는 최근 고용동향으로 볼 때 비정규직 근로자들과 영세 자영업자들이 주로 실업자로 내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공공근로 사업이나 사회적 일자리 등 단기대책을 강구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실업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야 한다. 기업 투자를 늘리고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녹색성장 전략도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한 재정지출도 가급적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보조금 지원보다 고용유지 기업에 보상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 휴업근로자에 대한 소득보전이나 고용유지 지원금 등은 여기에 해당되므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기적 관점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경직된 노동시장 때문에 수십년 동안 높은 실업률에 시달린 유럽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전세계에서 거의 꼴찌 수준인 노동 분야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근로자 사이의 불평등을 줄여나가는 정책도 강화돼야 한다. 앞으로 일자리 지키기가 어느 정도 자리잡으면 여기에 들던 비용을 점차 줄여 제대로 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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