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격 드라이버 설땅없다

드라이버 헤드 페이스의 반발도 측정 방식이 바뀜에 따라 내년부터 공식 골프대회에서 부적격 드라이버가 설 땅이 사라질 전망이다. 또 클럽 메이커의 헤드 디자인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세계 골프 양대 기구인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3일 스프링 효과 등으로 반발력이 지나치게 큰 부적격 드라이버의 판별 테스트를 현행 충돌 반발계수(COR; Coefficient of Restitution) 측정에서 진자 장치를 이용한 페이스 반발도 측정 방식으로 바꾸는데 합의했다. R&A와 USGA는 지난 2월부터 논의를 거듭한 끝에 이날 테스트 방식 전환을 결정, 2004년 1월부터 새로운 기준을 적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드라이버 헤드 페이스의 `유사 스프링효과`를 제한하는데 사용된 반발계수는 페이스에 볼을 발사시켜 되 튀어 나오는 정도를 측정하고 그 값이 0.830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됐다. 이 방법은 테스트에 쓰이는 볼에 따라 수치가 달리 나올 수 있고 무엇보다도 테스트 장비가 고정된 탓에 실험실 이외에서는 측정이 불가능하다는 이유 등으로 논란이 제기돼 왔다. 새로 적용될 테스트는 매달린 진자(추)를 페이스에 부딪히게 한 뒤 추가 페이스와 접촉하는 시간으로 반발도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즉 철과 똑같은 비중의 진자를 높이가 각기 다른 두 위치로부터 클럽페이스에 충돌시켜 이 진자가 허용 한계인 0.000239초 이내까지 페이스에 머무를 경우에만 적격으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실험 오차인 플러스 0.000018초까지는 허용이 된다. 탄성이 일정한 진자 추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보다 정확도가 높다는 평가이고 장치를 휴대할 수 있어 대회 장소 등에서 즉석에서 테스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1~2년 동안 공식 대회와 클럽 제조업계에서 일었던 부적격 드라이버 논란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PGA투어에서 드라이버 샷 거리가 비약적으로 증가하면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지난 5월 “투어 선수들 가운데 부정 드라이버를 쓰는 선수가 있다”며 “1번홀 티오프 전에 모두 드라이버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발언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한편 페이스의 구조나 재질, 디자인에만 주로 영향을 받아왔던 반발계수와 달리 새로운 방법은 헤드 전체의 영향이 보다 크게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여서 클럽 제조업계에서도 헤드 몸체의 디자인과 샤프트 등의 개발 등에서 활발한 움직임과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순수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부적격 드라이버 사용에 대한 공식적인 규제는 없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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